The eyes of Hokkaido
"그때 난..."
모두 지나간 일일 뿐이야, 그건 이미...
그 건물 안 다 큰 아이를 아직 끄집어내지 못해 그 주위를 맴돌곤 하던 그는. 용서할 수 없는 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그 아이였다고. 손등은 늘 뜯겨 있고 성한 얼굴인 적 없던. 그 아이 모습이 보인다.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그 어린 녀석 모습이.
타오루는 그의 말을 듣다 깊은 한숨을 내쉬는데. 등 두드려줄 수 없고 대신 괴로워해줄 수도 없는 일을. 술잔이 흔들린다. 술이 든 병이 일그러진다. 그 잔을 든 손이.
술자리란 끊어지지 않는 단편들의 이어짐이다.
"오른손으로 쥐는 걸 보니 당신은 왼손잡이군요."
투쟁을 멈춘 자, 끝내 그가 자신 앞에 놓인 물잔에 손을 대던 찰나, 그 둥근 잔 끝에 입을 갖다 대기 직전 그가.
"오른손으로 머리를 누르고, 그리고 왼손으로 내리쳤겠지."
조사 과정을 담는 영상은 즉시 그 방 컴퓨터로 전달되고 있었다.
"그런데, 뭘로 자른 거지? 점점 완벽해지더군. 그 사이 무기가 진일보한 건가?"
야나가와 선배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몸을 더 앞으로 기울인 채였고, 점차 그의 몸 앞으로 다가가는 듯이 움직거렸다.
"아니면 니가 진화해온 건지 말이야. 알고 싶어."
그 거리를 알 수 없지만. 고작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는 그 싸움이란, 내 눈동자를 마주치며 움직이는 상대의 팔 길이조차 짐작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영상들은 도대체 뭐였지?"
다시 그의 집을 찾았을 때에도 멈춰 있지 않았다. 그들은 살아있다. 지난날의 추억들이, 여전히 그는 그 화면 속 인간들을 처단하지 않은 채 그들 행동을 관찰했던 것이다.
"녹화된 영상 같습니다."
타오루가 말했다. 그건 이미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었다.
첫 번째 화면 속 그 여자는. K-pop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여자. 그 팔 끝에서 흐느적거리던 손가락들을 좋아했다. 그가 반복해서 본 건 다가가 만질 수조차 없던 꿈들이었다.
또 그 앞에서 몰두한다. 다음 날이었다. 그리고 또 다음 날. 눈은 멈추지 않고 내려 또 쌓여 그 모든 집들을 덮는다. 창문으로는 왜 눈이 쌓이지 않는 거지? 무거움, 그 무게를 견뎌낼 수 없는 것이다. 모조리 닦아낸 뒤 이내 투명해진 문을 통해 자신을 비추는 사람들이.
"도무지 뭘 찍은 건지 알 수가 없군."
툭 끊겨버린 영상은 더 이상 그들 모습을 비추지 않는다.
야나가와 히사시는 궁금했다. 진실이 아니라, 피부를 찢고 뼈를 부수고 들어가 본 것이 아니었다. 피가 아니라.
병든 나무는 왜 꺾이지도 않아 끝내 그리 버티고 서 있는 것인지. 히사시는 궁금하다. 감정이 아니라, 그 가지들은 왜 끊어지지 않고 매달려있는 건지.
https://youtu.be/30jrmzzgHLc?si=y_OgkTna8RFlzDW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