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그리고 당신의 아이

by 문윤범


마침내 그 미사일이 그려진 그림을 손에 넣고. 그 본체를.

'그래, 이제 집으로 올 수 있어.'

우린 그 아이를 기다렸다. 하루 76대의 기차가 그 레일 위를 지나는 소리를 들은 뒤, 그렇게 사라지는 소리 음과. 그 끝 무렵에도 떠올린다. 똑똑 집 문을 두드리고 제 얼굴을 드러낼 그 아이를.

꿈을 꾼 듯, 그러나 아무 일 없던 지난 밤을 잊고 깨어 눈을 부비며 아침 해를 봐도 떠올린다. 창문 밖 마당에서 뛰노는 모습을. 우리 아이의 그 뜀박질을.

전쟁이 몇 년째 이어지며 그렇게 길어지는 동안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에 무감각해지는 듯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그런 듯했다. 손과 팔 모두 힘을 잃은 것처럼, 오로지 정신만이 멀쩡해 물속을 둥둥 떠다니는 물체들처럼. 날아오는 드론의 공포마저 잊은 듯이. 내 머리 위를 빙빙 도는 그 작고 귀여운 것의 무서움을 잊다.

다음 날 베냐민이 가지고 온 소식은 꽤 놀라운 것이었지만 마음 놓을 수 없다. 그 보따리 안에는 주섬주섬 챙겨 넣은 듯한 떡들이 엉겨 붙어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된 듯했지만. 곧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말을. 여러 전문가들이 예측한 것, 그건 어쩌다 목에 걸려 날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것이었지만.

"그건 분명 좋은 징조에요."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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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른 방식으로 무감각해진다. 기쁨도 슬픔도 구분 짓지 못하는 혀끝이 되어버렸다. 따뜻하게 데운 우유에 꿀을 타 서로 나눠 마시고. 우린, 그렇지만 더는 그 달콤함을 즐길 수 없다. 그럴지도 몰라. 먼저 알지 못했던 것, 그곳에는.

그 도시의 한 가운데에 과연 영웅이 있을까?

차들이 돌고 도는 교차로 그 한가운데에 우뚝 탑이 세워진다. 우린 본다. 지난 날의 눈부심과 곧 사라질 별들을.

그 대륙의 공산화를 막으려 했던 민주주의자들은 더 잔인한 총을 꺼내들어 쏘아 그들 몸 여기저기에 구멍을 내버렸다. 그러기 전에 겁주었다. 그럴지도 몰라!

금빛이 도는 쌀과 밀은 없으리라고. 그곳에 황금색 들판이 있다는 건 모두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었던 걸. 집단의 낭만을 모두 불태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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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베냐민이 가지고 온 술에 취했고 그 자는 떠날 줄 몰랐다. 음악을 틀었고, 베냐민은 춤이라도 출 듯했고.

그들은 비틀거린다. 그 모든 교란과 신호들에 더 이상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린다. 거울처럼 비친 서로의 모습을 보다. 우린 다 다른 얼굴이지만 결국 같은 영혼들이지.

몸이 뒤바뀌어 서로 다른 꿈을 꿀지는 몰라도. 잔이 바뀐 술을 마신 후 더 취해 이젠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우린 영원히 그런 존재로 살 것을.


https://youtu.be/kDFFOgiOwlU?si=aNf4eZB1gSUo52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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