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콩쌤과 뀨들의 수업일기
교-수-평 일체화 자기주도수업 연수를 두 번 듣고 난 뒤 조금이라도 배운 내용을 과학시간에 적용해보고 싶어졌다.그래서 이번 과학 4단원 다양한 생물과 우리 생활 단원에서는 아이들의 경험과 지난 학년에 배웠던 내용을 연계해서 아이들에게 질문으로 단원을 들어갔다.
"얘들아~ 우리 주변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지? 배웠던 내용이나 경험을 떠올려볼까?"
"배추흰나비요!"
"오! 배추흰나비는 언제 봤어?"
"3학년 때 동물의 한살이에서 배웠어요~"
"맞아~ 배추흰나비는 동물이야"
"선생님~ 저희 개운죽 식물도 키웠었어요!!"
"와 그랬구나~ 우리 주변의 생물들을 동물과 식물에 들어가는지 자유롭게 이야기해볼까?"
이렇게 하니 잠자리, 벌, 닭, 개, 개구리 등등 많은 동물과 식물에는 뿌리, 줄기, 광합성, 잎, 열매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들어보았던 공기, 이산화탄소, 니코틴, 마리모, 미세먼지, 버섯, 곰팡이, 세균 등등을 말했다.
"얘들아! 버섯은 식물일까? 아닐까?"
아이들은 3명정도는 식물이라고 생각했고 나머지는 아니었다.
아이들은 직관적으로 식물은 잎이나 줄기 등이 있는 형태를 떠올렸는데 버섯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곰팡이나 세균도 비슷한 답을 해주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한 수업 흐름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너무 놀라웠다. 아직도 기존 가치관을 버리지 못하고 내가 지식을 잘게 씹어서 넣어주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단원의 핵심필수질문도 아이들에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 그럼 미역은 뭐에요?"
아이들은 자신이 생활에서 쉽게 보았던 생물들을 질문하기 시작했고 이 질문들은 족족 이번 단원의 핵심 질문들이었다.
내가 마냥 알려주기보다 아이들 입에서 나온 탐구 과제들로 함께 수업을 구성하니 아이들도 수업 집중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교과서에 나와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개념기반 탐구수업의 프레이어모델을 아주 살짝 차용해 시각화하여 나타내보았다. 동물인 것, 식물인 것, 둘다 아닌것, 분류한 까닭, 궁금한 점을 적어보도록 했다. 아이들이 동물은 금방 구별했는데 해캄이나 버섯 등의 생물들은 식물인지 둘다 아닌지를 헷갈려했다. 그래서 다른 모둠들과 실물화상기로 함께 보면서 우리들끼리의 탐구질문과 탐구 순서를 정해보았다.
분류한 까닭은 동물은 움직이는지, 식물은 줄기와 뿌리의 형태가 있는지 등을 위주로 적어두었다. 아이들의 궁금한 점을 모아보니 꽤 귀여웠는데 4학년 2학기에 나오는 생태계 단원에서 배울 비생물에 대해서 궁금하다는 질문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임의로 교과서의 단원을 나눠놓았지만 생물은 사실 하나의 큰 생태계 안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각 단원들이 연결되고 그것이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질문이라니 감개무량했다. 내가 꿈꾸던 수업을 흉내내는 기분이라 설레기도 했다. 수업 도입의 아이들의 정,오개념을 적어두고 수업 마칠 때 한번 더 확인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고치며 자신의 성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각과 질문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매번 이야기하는데 한 모둠의 기록이는 '외계인은 동물일까 식물일까 둘 다 아닐까?'라는 질문을 지워버렸다ㅎㅎ 너무 재미있는 질문이라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런 아이들스러운 마음을 잃지 않도록 잘 찍어서 보관해두었다가 동물, 식물, 원생생물 등의 특징을 제대로 배운 뒤 아이들끼리 이야기해보도록 하면 좋은 단원 마무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삶은 정말 행복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