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령,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를 읽고
(독후감)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정은령
마음산책, 2021.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인사와 같은 말을 책제목으로 읽으니 늘 기분이 좋다. 글쓴이 정은령 씨는 칼럼을 통해 알게 되었다. 칼럼 필사를 하면서 애잔한 글을 또박또박 적당한 감정선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안정적인 칼럼이스트였는데 지난해 책이 나왔다고 해서 옳거니 하고 책을 구매해 놓고 앞부분을 읽고 잠시 덮었다가 이제야 완독 했다.
읽어야 하는 책들 사이에 밀려서 잠시 잊혔던 까닭인데 이번에 읽으면서 이제 만난 인연이 있는 거겠지 생각한다. 정은령 씨는 사람이야기를 한다. 글을 읽고 나면 마음이 온화해진다. 편안하다. 사실 칼럼만 읽어서 개인적인 사색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그 마음이 무척 뜨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소개된 동생이야기는 들으면서(읽으면서) 울고 말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소개된 아버지의 이야기도 애잔했고. 가족이야기가 유난히 내게 와닿는 것은 내 마음의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1부는 작가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친구들 이야기, 지인들 혹은 일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을 좋아하는 작가를 엿볼 수 있었다. 2부 '귀한 시간'은 엄마로서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장 좋았던 3부는 작가의 은밀한 내면을 보여준다. 3부의 모든 내용이 좋았다. 표현과 묘사도 울림이 주었다. 거의 모든 글에 밑줄이 그어있다. 음... 다른 이를 위해 한 권을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내 책장에 이 책이 꽂혀있어서 읽고 싶은데 내가 마구 낙서해 놓았으니 읽기 불편하지 않겠는가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아, 갖고 있는 책을 또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구나. 생각하니 역시 감사한 마음이다. 어떻게 이 마음을 전하나. 인터넷서점에 흔적을 남겨야겠다.
4부는 지면에 발표한 좋은 칼럼들을 모아놓았는데 그중 두 개의 칼럼은 읽고 필사했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반갑고 아는 사람처럼 들떴다.
굳이 책의 1부부터 4부를 소개한 것은 책의 구성을 이야기하기 쉽고 편한 까닭도 있지만,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 곁에 사람인 작가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하게 한다면 이 책은 정말 좋은 책 아닐까? 밑줄을 정리해 보고 다시 진중한 독후감을 쓸 수 있도록 해보자,라고 주억거리고 있다. (2022.1.)
책을 한 권 더 사두고 누군가에게 선물한 기억이 있다.
잘 지내겠지.
내가 여기서 잘 지내듯...
(2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