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증명

글쓰기로 증명이 가능할까?

by 김성수

나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나는 글을 쓴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지친 얼굴이
한 줄의 문장이 되고,
식어버린 커피의 쓴맛은
꾹꾹 눌러쓴 단어가 된다.


모든 소음이 잠든 밤,
텅 빈 모니터 앞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잘 살아낸 것일까?"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
따뜻한 밥과 뒤척임 없는 잠,
그저 무탈한 하루면 되는 걸까.


잘 살지 못했다는 건 무엇일까.
잠 못 드는 밤과 허기진 마음,
발 디딜 곳 없이 흔들리는 시간일까.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은
쉼표가 되고, 물음표가 되어
문장 위를 떠다닌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가
다시 아득히 솟구치는 기분으로
오늘도 깜빡이는 커서 앞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어쩌면 이 문장을 쓰는 순간만큼은,
나의 가치를 위태롭게 증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