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제75주년
잊힌
사실 내 기억에 없는
75년 전 전쟁의 기억
그 기억은 온전히 내 기억이 아닌
할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로
할머니의 한숨 섞인 이야기로
부모님의 묵묵한 침묵으로
내게 스며든 것
피란길 보따리 속
굶주림의 무게
폐허가 된 고향집
헤어진 가족들의 눈물
나는 보지 못했지만
느낄 수 있다
DNA 깊숙이 새겨진
아픔의 흔적들을
75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생생한
남의 기억 같으면서도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전쟁의 그림자
이것이 역사인가
기억인가
아니면 유전인가
내가 겪지 않은 일이
왜 이리도 가슴 아픈지
내가 보지 못한 풍경이
왜 이리도 선명한지
잊혀서는 안 될
기억들이
세대를 건너
내 마음에 뿌리내렸다
그래서 나는
기억한다
내 기억이 아닌
그 기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