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싸우는 사람들 - 전우애(戰友愛)

삶은, 휴전 중인 전쟁이다. 연작(連作)

by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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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발행한 시 『삶은, 휴전 중인 전쟁이다』에 소중한 댓글 하나가 달렸습니다. '오늘도 전우애로 버티자'는 그 한마디를 읽는 순간, 이 시가 제게 찾아왔습니다. 제 부족한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또 다른 창작으로 이어지는 경험은, 실로 경이롭습니다. 소통이 가진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이 시를 나눕니다.



고단한 하루 끝,

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은 누군가와
말은 없지만
서로의 피로를 알아본다.


어깨에 기대지 않아도,
눈빛을 나누지 않아도,
우리는 같은 전장을 통과해 온
이름 없는 전우들이다.


누구는 속으로 삼킨 말들로
누구는 울음을 닦은 커피로
전장을 견뎌냈다.


낡은 운동화 끝에
삶의 먼지가 묻어 있고
굳은살 밴 손끝마다
사라진 눈물이 말라 있다.


지쳐서 주저앉고 싶던 날,
무심한 인사 한마디,
작은 따뜻함 하나가
나를 다시 일으켰다.


우리는 때로
도움이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지만
이미 수없이 서로를 지탱해 왔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내 참호 옆에도 누군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끝내 무너지지 않는다.


밤은 깊고 전쟁은 계속되지만,
함께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아주 작은, 그러나
가장 강한 방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