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휴전 중인 전쟁이다.

각자의 휴전선

by 김성수

고요한 아침의 커피 한 잔도
사실은 짧은 휴전일뿐.
우리는 매일의 전선을 살아낸다.


누군가는 병마와,
누군가는 빚과,
누군가는 자식 걱정과 싸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터,
누구도 예외는 없다.


출근길 지하철,
무표정한 얼굴들 너머로

보이지 않는 갑옷이 반짝인다.
잔잔한 호수 같은 표정 속,
심장은 북소리처럼 뛰고 있다.


어제의 상처를 감추고
오늘의 포화를 견디며
내일의 희미한 고지를 향해
우리는 묵묵히 나아간다.


건강이라는 영토를 지키고,
재정이라는 성을 지키며,
사랑하는 이를 위한 평화를 꿈꾼다.

누군가는 미소 뒤에 닳은 심장을 숨기고,

누군가는 침묵 속에 터지지 못한 울음을 감춘다.
‘싸운다’는 말 대신 ‘버틴다’를 배우고,
‘이긴다’는 말보다 ‘살아남는 법’을 익혀간다.


그래,
삶은 끝나지 않는 전쟁.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알지 못한 채
각자의 참호에서 조용히 싸우는,
이름 없는 전사들이다.


저녁노을 아래 잠시 숨을 고르며
하루의 먼지를 털어낸다.
그러나 평온한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해일은 여전히 도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