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중반기
하루는 더디게 간다.
그러나 일 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하루의 풍경은 느린 필름처럼 굴러가지만,
한 해의 기억은 두 배속으로 감겨 사라진다.
젊은 날의 시간은
느린 영사기처럼 천천히 흘렀다.
그러나 중년의 시간은
무엇엔가 쫓기듯 앞만 보며 달린다.
젊을 때 나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뛰었고
지금은
뒤돌아본 과거가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신은 모두에게 공평히 주셨다.
스물네 시간, 삼백육십오일.
그러나 우리가 체감하는 시간은
어찌 그리 불공평한가.
어쩌면 시간의 속도는
시계의 바늘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