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주가 2016년도 당시에 했던 생각들 그리고 접했던 글들
절대 군중이나 조직에 속하려고 하지 마세요. 속해 있는 그 순간 나는 사라집니다. 아웃사이더면 어때요?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죠. 아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책에서도 군중에 섞이는 것보다는 골방에 혼자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나 자신을 성찰하라고 한 이유도 다 그런 맥락입니다. (아켐피스는 그 책에서 그렇게 함으로써 내 신앙을 지키자고 썼죠.)
-위의 글을 썼을 당시 저는 조직에 대해 반감을 심하게 가진 상태였습니다. 서울에서의 아픈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때였고, 조직에 의해 배척도 당해봤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제 생각은 조금 바뀌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조직에 대한 제 생각이 조금 완화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제 생각을 써보자면 이렇습니다. '나그네 인생도 꽤 좋지 않은가? 적어도 손님으로서의 예를 다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도 족하다.'
올해 초 학과 과목 출석수업을 마친 이후 담당 과목 교수님, 학생회장, 학과 임원들과 함께 회식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이 조금 남았습니다. 주류라... 그렇다면 주류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요? 또 주류가 된다 한들 그것이 행복으로 연결되는 것인가요? 이러한 의문들이 저를 붙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 삶은 주류와는 꽤 거리가 있는 삶이었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저인데 굳이 주류가 되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뭐, 용병, 나그네 같은 삶도 좋지 않은가요?
물론 용병이나 나그네(손님)도 갖춰야 할 기본예절이라는 것이 있기에 그 정도는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조직도 해치지 않고 나도 해치지 않는 방법.
저 역시 방송대에 편입학하여 조용히 공부하고 아무 구설수에 오르는 일 없이 무사히 졸업을 하겠다는 목표로 편입학했습니다. 물론 학과 행사에는 참여했습니다. 이전에 방송대에 다른 학과로 편입학을 했다가 혼자 하려니 잘되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약간의 도움이라도 받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1학기를 보내고, 2학기가 되기 전 학과 임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학과, 학교 행사에 참여하다 졸업반이 되었고 부회장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학과 임원이 되어 학교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 한들 저는 손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으로서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즉, 제가 위의 글을 썼을 때에는 조직에 대한 상처가 남아 있었던 때였고 지금도 조직에 대한 미운 마음은 조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완화가 되었고, 조직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은 조직에 있어서 용병 또는 나그네의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서로 건드리지 않으면서 예의를 지키면 그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