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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주 소설] 뽀삐의 일기 44화

뽀삐는 설날때도 글을 쓰면서 폭동과 시위의 차이를 곱씹었어요.

by 겨울방주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은행강아지 뽀삐!


이번 주 뽀삐의 일상은......


폭동과 시위의 차이를 곱씹고, 설 연휴 동안 집에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면서도, 컨텐츠·일기·집회 고민을 멈추지 않으며, ‘잠깐의 휴식도 다음 싸움을 위한 준비’라는 걸 몸으로 배운 한 주였습니다!











2025년 1월 27일 월요일 비 �


아침에 밥 먹고 조금 쉬다가 아버지 차 시동을 30분 정도 켜두고 운동을 했다. 운동 후 집에 돌아와 씻고 또 누워서 쉬었고, 점심은 건너뛰었다. 그래도 너무 늘어져 있으면 몸이 더 축날 것 같아 다시 걸으며 동림여대 시위와 서울서부지법 폭동의 차이를 곰곰이 떠올렸다. 동림여대 시위도 폭력을 동반했지만, 공권력을 두려워할 줄 알고 위헌·위법 계엄임에도 스스로 점거를 해제했으며, 재물손괴에 대한 민형사 책임만 지면 되는 수준이라고 느꼈다. 반면 서울서부지법 폭도들은 국가기관을 부수고 판사를 해칠 의도로 폭동을 일으키고 방화까지 시도하며 공권력을 마비시키려 한,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용서받지 못할 내란이라고 정리했다. 일기를 쓰고 나니 “오늘도 게임할 체력은 없고, 재밌는 게임도 안 보이네” 싶은 지친 하루였다.



2025년 1월 28일 화요일 맑음 ☀


아침에 밥을 먹고 잠시 쉰 뒤 글을 쓰고, 아버지 차에 다시 30분 시동을 걸어두고 운동을 했다. 라면과 당면을 사 들고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 누워서 쉬고, 마늘도 찧어드리고, 동영상을 보다 낮잠에 빠져들었다. 오후 6시 40분쯤 깨어나 너무 피곤한 몸을 일으켜 다시 밥과 약을 챙겨 먹고, 또 동영상을 보고, 일기를 썼다.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즐겁고, 내일이 설날이라 계엄 이후 매주 서울에 올라가 집회·행진·야간농성까지 하며 공화국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번 설 명절 주간만큼은 무리하지 말고 푹 쉬었다가, 이후에 다시 집회에 나서야겠다고 마음을 정했지만, 그 끝에 또 위험한 일이 도사리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도 살짝 스쳤다.



2025년 1월 29일 수요일 맑음 ☀


아침에 밥을 먹고 쉬다가 글을 쓰고, 다시 아버지 차에 시동을 30분 정도 걸어두고 운동을 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 누워 쉬다가, 컨텐츠 제작 회의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회의가 길어지고 수정할 부분도 많아 손이 많이 갔다. 수정을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16시 40분이 되었고, 밥을 먹고 나서 더빙 작업을 조금 더 손보다가 일기를 썼다. 오늘도 큰 사건은 없었지만, 몸은 여전히 피곤해서 “설 연휴는 진짜 집에서 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3 내란 이후 매주 서울 집회, 구호, 한남동 야간농성까지 달려왔고, 이제 윤석환이 구속되어 수감된 덕분에 기분은 유쾌·상쾌·통쾌 그 자체였다. “석환 코뿔소 아저씨, 제발 죽을 때까지 다시는 못 나오길” 하는 한숨 섞인 바람도 슬쩍 남겨본다.



2025년 1월 30일 목요일 맑음 ☀


아침에 밥을 먹고 쉬다가 글을 쓰고, 아버지 차에 30분 시동을 걸어두고 운동을 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 누워 쉬고, 잠깐 게임도 해봤지만 금방 그만두고 다시 쉬었다. 저녁 무렵 동영상을 보다 컨텐츠 제작용 더빙을 처음으로 만들어 봤는데, 아직 서툴고 미숙한 점이 많다고 느끼면서도 용기 내서 팀원들에게 공유했다. 매일 글을 쓰고 있으니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컨텐츠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뿌듯했다. 지금 쓰고 있는 루다의 일기를 계속 이어갈지, 손글씨로 쓴 원본을 다시 옮길지, 아니면 은행 경비 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쓸지 여러 가지를 고민해 보며 일기를 마무리했다.



2025년 1월 31일 금요일 흐림 �


아침에 밥을 먹고 씻은 뒤 말씀을 읽고 연재글을 쓰고, 아버지 차를 타고 은행으로 출근했다. 출근 후 토끼 팀장님 지시에 따라 광고판을 압핀으로 고정하는 일을 했는데, 작업 중 압핀 네 개가 빠져 그 중 하나만 찾고 나머지 세 개는 안쪽 깊숙이 떨어진 것 같아 “바닥에만 안 떨어지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9시에 문을 열고 마무리 작업 후 고객맞이를 시작하자, 설 명절 직후 월말이라 그런지 손님이 폭발적으로 몰려 한 시간 만에 거의 80팀, 점심 전에는 100팀 가까운 손님이 다녀갔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13시에 복귀한 후에도 손님이 더 몰려와 질서 유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소리 톤이 높아져 고객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16시에 문을 닫았는데도 손님이 많이 남아 있었고, 결국 16시 54분쯤 모든 고객이 나간 뒤에야 우편물을 들고 우체국으로 가 퇴근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씻고 간식을 먹은 뒤, 컨텐츠 제작용 그림을 그리고 오늘의 일기를 쓰며 “내일은 또 서울에 가봐야 하나?” 생각했다. “돈도 없는데 어떻게 가냐고? 흐흐… 다 방법은 있지.”라는 장난스러운 한마디도 덧붙인 하루였다.



2025년 2월 1일 토요일 비 �


아침에 일찍 깨어났지만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하루 종일 집에서 쉬기로 했다. 설 연휴에도 집에서 푹 쉬었던 만큼 이번 주말도 무리하지 않고, 다음에 다시 서울에 올라갈 계획만 마음속에 살짝 세워 두었다. 점심을 먹고 쉬며 유튜브를 보다가 저녁을 먹고, 다시 쉬다 일기를 쓰며 “앞으로는 운동으로 체력을 조금씩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졌다. 윤석환의 내란 이후 거의 매주 주말 서울 집회에 참여해 탄핵·파면·체포·내란당 해체·특검 구호를 외쳐온 만큼,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은 집회 현장을 유튜브로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내일 교회 예배로 새로운 한 주를 열 준비를 하기로 했다. 글도 계속 쓰고 있으니, 언젠가는 수익으로 이어질 거라는 작은 기대도 품어본다.



2025년 2월 2일 일요일 흐림 �


아침에 밥과 약을 먹고 조금 쉰 뒤 교회로 가 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에는 백화점에 들러 점심을 먹고, 와인과 과자를 사서 집에 돌아와 씻고 약을 먹은 뒤 동영상을 봤다. 와인은 설날에 부모님과 한 잔 하려고 샀지만 깜빡해 미뤄뒀다가 오늘이 생각나서 다시 사 온 것이라, 생일에 부모님께 드리려고 아껴 두기로 했다. 저녁은 간단한 간식으로 때우고 약을 먹은 뒤 일기를 쓰면서, 오늘 설교가 시국과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라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그래도 극우와 영합하는 교회가 아닌 것에 감사하면서도, 현실과 완전히 담을 쌓은 듯한 분위기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복잡한 마음이었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덕분에 지금도 배가 부르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조용히 가슴에 담아 둔 하루였다.











다들 힘내서 다음 주도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힘차게 달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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