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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방주 Oct 15. 2024

ADHD 일기-9화(ADHD 이전)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린 뒤 ADHD라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

2022년 7월 28일 목요일 날씨: 맑음

오늘도 배가 부릅니다. 하지만 이것도 오늘로 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분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다 토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더 우울해져서 짜증도 나고, 그냥 다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늘 새벽에 꿈을 꾸었는데, 일자리를 구하러 가는 꿈이었습니다. 펑펑 울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싫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먹고 눕고 자고, 오늘도 낮잠을 잤습니다. 정말 싫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몸에 기운이 없을 정도입니다. 일도 하고 무엇인가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조바심이 저를 짓누릅니다. 정말 싫습니다.


2022년 7월 29일 금요일 날씨: 맑음

엄마의 심부름을 해드렸습니다. 약을 소포로 부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부모님은 잠시 외가에 계십니다. 저는 혼자 하루 종일 드러누워 있었습니다. 머리가 아픈 데다 몸은 엉망진창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제가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컴퓨터 게임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분이 엉망입니다. 그저 다 싫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그냥 다 싫습니다. 그럴 정도로 모든 것이 다 엉망입니다. 우울하고 엉망입니다. 모든 것이 다 엉켜버렸고 엉망입니다. 밥은 먹기는 먹었습니다. 그저 우울해서 하루 종일 드러누워 스마트폰만 만졌습니다.


2022년 7월 30일 토요일 날씨: 구름 낌

오늘도 별일은 없었습니다. 그저 누웠다가 일어나서 재료를 조금 사서 요리하고 먹은 것 말고는 딱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씩 들어서인지 아니면 우울한 건지 몰라도 먹는 것 또한 즐겁지 않습니다. 조금 어렸을 때야 많이 먹을 수 있었다고 해도(그래봐야 먹방 하는 사람들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지금은 벅찹니다. 억지로 먹는 것도 그렇습니다. 기분은 영 좋지 않고 계속 우울함의 연속입니다. 고민도 더욱 깊어갑니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요? 진짜 우울합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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