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맛이 과하면 이가 썩고, 당뇨병에 걸린다
들어가기에 앞서, 역시나 뜬금없이 한강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한강의 기적은 제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의 서독이 1950년대에 보여준 눈부신 성장에 빗대어, 1960년 장면 내각 시절 처음 등장한 용어입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전 국가와 국민적 차원에서의 경제 성장에 대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1969년, 휴전 16년만에 최빈국을 벗어났습니다. 다시 1970년대에도 꾸준히 성장을 기록하여 1980년대, 대만, 싱가포르, 홍콩과 묶여 아시아의 네마리 용이라고 칭해지며, 어쩌면 1960년에 용어가 첫 등장한 이후로 20여 년만에 그 염원이 기적처럼 달성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강의 기적은 그래서, 1970년대를 시작점 (최빈국 탈출)으로 하여, 1980년대 (아시아의 4마리 용)에 이룩하고, 1990년대에 뒤를 돌아보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냈구나! 라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최근 한강의 기적 3.0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갑자기 1.0 -> 3.0이 되어버렸는데 왜냐면 한강의 기적 2.0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정의하기 전에 지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한강의 기적 2.0은 다시 2000년대를 시작점으로 합니다. 90년대초 올림픽 등의 성과 이후 중산층들의 꿈이 가장 잘 이루어지던 시대. 그렇지만 그 이후 여러가지 실책 등으로 인해 발생한 1997년의 IMF 사태 이후에 한강의 기적 2.0이 사실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IMF 이후 주춤했던 '벤처'들이 다시 주춤하면서 시작하던 시대. 전쟁과 전후의 가난을 겪어보지 못했던 70년대생들이 혁신과 성장을 주도했던 시대를 지나며 1994년 1인당 GDP 1만불 달성 이후, 2006년 2만불에 이어 2017년에는 3만불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자본주의의 교과서와도 같이 여겨지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재계서열'이 50년 이상을 정체하고 있습니다. 바뀐 것이 있다면 현대가 '토목' 분야에서 선전을 하던 때에 잠시 삼성을 제치고 1위를 했었고, 이후 왕자의 난이 일어나면서 회복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빼면, 삼성, 현대, LG와 SK, 롯데, 한화, 포스코 등의 대기업들은 순위가 거의 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 CJ, GS 등의 그룹사들도 결국은 범-삼성이나 범-LG 등에서 시작된 기업들이니까요.
그래서 재계서열 3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카카오, 네이버, 셀트리온, 미래에셋 등이 등장한 시기인 2010년대를 한강의 기적 2.0으로 정의하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겠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특히 2020년대초, 드디어 일본의 1인당 GDP를 넘어섰다며 드디어 선진국이 되었다는 심리와 함께 잠시간의 방황을 하고 있는 요즘, 우리 앞에는 이제 저성장과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벽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느낌입니다.
같은 시기, 제조업은 활황이었고, 제조업 논리아래 모든 가치들이 서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는 왜 지을까요? -> 효율적이니까. (cf. 싸니까, 빠르니까, 대형 건설사를 믿을 수 있으니까, 관리비&보안 유지도 공동으로 하니까)
제조업 기업의 제 1의 존재가치는 효율적이어야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순간 기업의 운명이 다하게 됩니다.
*즉, 테크기업은 제조업 기업이 아닐 수 있겠죠?
한강의 기적 1.0이 일어나던 당시의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하나의 '트라우마'가 각인된 것입니다.
효율적이지 않은 것은 필요없다.
모든 가치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게 1990년을 지나오면서 아파트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골든크로스가 일어난 것은 2000년대 후반. 하지만 '신축' 아파트가 건설되는 데에는 약 4~5년 여의 시간이 필요했을터이니, 2000년대부터 거대한 변화가 대세가 되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2000년대 전후로는 1980년대에 있었던 것과 같이 물량파동이 벌어졌습니다.
다만 이번 물량 파동 때는 한국은 돈과 자본이 풍족한 국가이기에 옆나라 중국을 적절히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당연히 1990년대 문호개방 이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게될 것이 뻔했으나, 가장 먼저 도입하고, 그들을 필요로 했던 것은 어쩌면 한국이었을 것입니다. 왜? 싸니까, 빠르니까 (바로 옆이니까), 믿지 못한다면 기술자들을 보내서라도 그들을 같이 키우면 되니까.
같은 시기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 산업들을 제외한 "제조업" 들은 수직하강 하기 시작합니다. 도자기류 수출이 급강하할 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건설사에서는 싼거, 빠른거, 뭐가 됐든 가져와라 라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을 것이고.
국산 제조사들은 발 빠르게 기술자들을 중국으로 파견해, "될 때까지 만들어서 와! 건설사 만족 시켜야해!" 하며 빠르게 중국산 제품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합니다.
2010년대부터는 잠시간 어떤 위기의식 같은 것이 뒤늦게 생겨나던 시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 덤핑 관세 조치가 내려지던 시기, 한국에서도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관세 조치가 내려졌으나, 이미 중국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려, 브레이크가 고장난 몇 업체들은 언더밸류 (물품의 단가를 저가로 신고하여 관세 등을 낮추기 위해 조작하는 행태)를 하기도 하고.
한국의 모 타일 제조사에서는 '검사'인 사위를 이용해 해당 행위들을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일에 참여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수 십 여억원의 과징금을 내야했던 업체들이 수 곳, 행태가 악질적이었던 십 수 명의 대표들은 징역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을 지나며 한국의 타일 및 위생도기 제조사들은 서서히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들이 현재 공장 가동을 연명하는 방식은 어쩌면 처절하지만 이게 과연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나 싶을 정도로 기이하고 기구합니다.
대표적으로 국산 타일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발코니. 사이즈를 200*400mm 같은 해외 어떠한 공장에서도 생산되지 않는 규격으로 지정합니다. 발코니는 들어가봐야 한 단지를 공사해도 3,000m2 는 들어갈까요. 최소 200,000m2 정도는 되어야 규격 몰드를 새로 제작할 수 있는 중국 공장의 특성을 이용해 안정적 먹거리를 하나 개발해낸 것이죠.
근데 사실 200,000m2 가 안되서 안한다기 보다는, "저가" 제품이라서 별로 관심도 없을 겁니다. 1,000,000m2 쯤 되면 개발을 해주려나요? 네, 그러니까 중국에서도 재미없어서 '안' 하는 것들이나 하고 있는게 지금의 한국의 타일 제조업을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위생도기 시장도 똑같고요.
2편에서 살펴보았듯 일본은 잃어버린 30~40년동안에 제조업들이 망해나갔나요? 그 틈을 비집고 갈라파고스 라는 놀림 받으면서도 세계적 기업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어디서도 안쓰는 이상한 규격 하나 만들어내서 자기들끼리 허들 만들어냈다고 신나하고 있을 때 말이죠.
스페인 편에서 살펴봤던 '1조' 회장님. 여기서 1조는 기업가치도, 매출도, 자산가치도 아니고. 무려 기부금액입니다. 전재산의 100%를 기부했다고 해도, 이 기업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매출과 기업가치는 얼마였기에 기부를 1조를 했을까요?
그런 회사도 일 없다고 이제는 문 닫고 30년 40년을 일했던 직원들 다 내보내고 하루 아침에 회장이 돌아가시니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정말 제조업으로 미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