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었다.
"진짜 하기 싫다..."
요새 살이 10킬로가 넘게 쪘다. 그래서 매일 퇴근하고 나면 운동을 하기로 계획했는데, 가끔 녹초가 된 몸으로 집에 돌아와서 너무 피곤할 때 저절로 나오는 말이다. 10시간 동안 일을 하다 보니 다리가 아프고, 머리가 멍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온갖 변명과 잡생각이 나기 시작한다. 내 안의 천사와 악마가 다시 한번 대립하기 시작한다.
'내일 해도 되겠지? 오늘 하루는 좀 쉬자.'
'그건 변명이야. 김종국 님은 새벽에 퇴근해도 운동을 하셨어.'
이때, 늘 스스로에게 말한다.
"모르겠고, 일단 턱걸이 5개만 해보자."
보통 나는 하루에 30개~40개 정도의 턱걸이를 하지만, 이렇게 힘든 날은 마음의 부담을 확 낮춰주는 것이다. 5개는 사실 20초 내외면 끝난다. 그리고 그 잠깐 동안에 온갖 변명거리는 점점 긍정 회로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왕 시작한 거, 5개만 더 할까?' 그렇게 1분 정도가 지나고 나면, 마음가짐이 180도 바뀐다. 시동을 걸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법처럼 바뀐다. 이런 식으로 해서 나는 한 번에 2~3개밖에 못했던 턱걸이를 10개까지 할 수 있게 되었고, 근력이 생기다 보니 목표개수를 달성하는 운동시간도 확 줄어들었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딱 한 페이지만 읽어보려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것보다 더 많은 분량을 읽게 된다. 그렇게 해서 고루한 역사책이나 철학책도 거뜬히 읽어낼 수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 무기력해져 스스로 다짐하고 계획해놓은 것을 회피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아무리 쉬운 일도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어느 순간 굉장히 지루하고 하기 싫은 일이 돼버린다. 그럴 때마다 이 방법으로 나는 꾸준하게 글쓰기와 독서를 하면서 심적, 정신적으로 훨씬 풍부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니까 일단 '그냥'이라도 좋으니 시동을 걸어라. 그러면 그 뒤에는 아무리 컨디션이 난조여도 최소한의 분량은 끝내고,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