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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혜 Jul 15. 2024

우울증 환자가 복직하면 겪는 일들

고민 끝에 복직했다. 3개월의 병가가 끝난 뒤 복직 의사를 밝혔다. 내 사정을 아는 회사 고위 관계자들은 반가워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듯 했다. 누군가는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고, 누군가는 위로를 가장한 공격을 해댔다. 다행히도 "잘 할 수 있지"와 같은 질문은 받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저 질문을 했더라면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것 같다. 사실 복직을 결심했음에도 '예전처럼' 잘 할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한 때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죽으려면 퇴사하고 죽어야지'


괜히 회사에 폐를 끼치기 싫었던 탓이다. 그 생각까지 한 내가 복직을 결정한 건 그래도 지금은 삶에 마침표를 찍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닐까.


복직 후, 사회는 냉정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매일매일 중증 우울증 약을 먹는 나에게 세상은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급행 열차 같았다. 


우울증 약을 먹으면 나른해지고 무기력 해진다. 듣기로는 자살 충동을 막기 위함이라고 들었다. 그 상태가 아침, 때론 점심까지 지속된다. 


일을 해내야 겠다는 욕구? 따윈 찾아볼 수 없다. 약에 취해 들어온 업무를 쳐내기 바쁘다. 그렇다고 상사에게 '제가 우울증 약을 먹고 있어서 일을 하기가 힘들어요, 이해해주세요'라고 말할 순 없지 않은가.


못 할 말은 아니지만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내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약을 먹으면 어떻게 되는 지 이해시켜야 한다는 게 괴로웠다.


업무도 힘들었지만 주변인들의 눈치를 자꾸만 보게 된다. 저 사람도 내가 우울증으로 쉬다가 복직한 걸 알까? 알면 뭐라고 할까? 쓸모 없다고 흉을 보진 않을까? 등등...


이렇게 나는 서서히 말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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