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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마시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by 손경빈

아침에 알람 소리 없이 일어나서, 급하게 준비를 하고 정류장으로 향하면서 카드를 미리 준비하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깜짝 놀라며 가방을 뒤져봤는데도 카드가 안 보이는 거야. 아.. 급하게 나오느라 카드를 챙기지 못했구나,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가져오고 싶었지만 당장의 마음이 너무 급해서 짧게 욕을 뱉고는 그래 카드를 안 챙긴 내 탓이겠거니 하고, 반쯤 포기한 상태로 택시를 불러서 출근을 했지, 택시 안에서 혼자 "아 최근 4~5일을 택시를 출근을 하네.."라고 생각하며 회사에 도착했어. 택시를 타니까 원래 출근시간보다 이십 분 정도를 더 빨리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어.


오늘은 하루 종일 여러모로 힘든 하루였어. 제일 바쁜 주말이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요 근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몸도 머리도 말을 듣지 않아서 삐걱댔던 것 같아.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그래 오늘만 버티면 휴무다. 집 가서 커피 마셔야지 생각하면서 일을 하다가 막상 퇴근을 하고 집에 오니 오자마자 코트만 벗어둔 채 바닥에 쓰러져 2시간을 잤어. 아침에 깜빡하고 보일러를 끄지 않고 나간 게 이렇게 좋은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따뜻했거든.


그렇게 깨서 짐을 정리하고 몸을 씻고 편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서야 커피를 내렸어, 커피를 내리면서 생각해도 오늘은 정말 대단히 좋지는 않은 하루였어, 하지만 출퇴근에 택시를 타서 쌓였던 피로가 조금이나마 덜어졌고, 아침에 깜빡하고 끄지 않은 보일러 때문에 방이 식지 않고 계속 따뜻한 상태로 유지했으니, 컨디션도 안 좋고 추운 밖에 있다 들어온 나를 바로 따뜻한 바닥에 눕게 만들어 2시간을 자고 몸이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니 그걸로 좋다고 생각해


오늘도 커피를 마십니다. 이 시간을 기다리는 하루가 길게만 느껴지는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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