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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Sep 29. 2022

작은 아씨들

그동안 김고은은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도깨비>나 <유미의 세포들>같이 아이처럼 울고 웃는 사랑스런 모습이 브라운관에서 자주 소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은교>나 <차이나타운>처럼 불우하고 벼랑 끝에 서있는 듯 불안한 캐릭터를 그리는 스크린 속 그가 그리웠다 수지가 안나에서 자기 옷 입은 듯 잘 해낸 것처럼 김고은도 억척스럽고 의뭉스러운 캐릭터의 옷을 입고 이 드라마에서 반짝거린다


정서경이라는 매력적인 작가가 쓴 드라마이기에 곳곳에 그동안 그가 걸어온 행보가 조금씩 녹아든 느낌이다 미술 음악 캐릭터 등등 박찬욱 감독과 오래 작업해 온만큼 묻어나는 특유의 분위기들이 있다 <올드보이>나 <친절한 금자씨>,<헤어질 결심>처럼 독특한 벽지나 인테리어 소품 등의 미술이라던지 다운된 보색의 톤앤매너라던지 현악기를 쓰는 클래식한 배경음이라던지 각 캐릭터마다 부여된 섹시한 대사들과 독특하고 매력적인 복선까지 우아한 영화처럼 잘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1-2화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화영 캐릭터를 맡은 추자연과 신이사 캐릭터에 오정세였다 그 중 추자연은 굉장히 미스테리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나오는데 까메오라는 것이 아쉬울 정도라 중간중간 회상씬으로라도 나와줬으면 싶었고 오정세 나의 사랑 오정세는 이번에도 역시 <극한직업>처럼 세고 섹시한 캐릭터를 맡았다 특히 김고은에게 구두에 대해 일장연설 하는 씬이나 발목이 가늘어서 스틸레토가 어울리겠다고 플러팅하는 씬은 숨이 막히고 침도 못 삼킬 정도로 흥분되었는데_아 나 이런 취향이구나 마스터한테 꼼짝 못하는, 역시 섹시한 남자는 이길 수가 없구나_그 역시도 까메오라니 아쉽기만 하다 빨리 다음화들 보고 싶다 오랜만에 보는 미스테리 범죄 드라마에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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