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Sep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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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릴 먼로 생애 실화라고 하면 그게 맞아?
라고 물어야 할 영화고 블론드라는 소설을 가지고 만든 영화라고 하면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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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어린 시절 학대받던 씬들은 트리거 올 정도로 암울하다 환영받지 못하고 태어난 사생아, 그 아이를 저주하는 엄마 애증의 지독한 관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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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결핍으로 자라난 그녀가 두 남자와 관계를 가질 땐 몽상가들 그 이상의 에로티시즘을 느꼈는데 연출이 압권이라 예술영화라 칭하고 싶다 선정적이라는 말도 있었다는데 아니다 여성의 눈으로 봤을 땐 한 여성으로서 겪는 일들을 세밀하게 잘 그려냈을 뿐 남성 성기 자극용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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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 발 담가 본 사람이면 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깔린 트리거에 조심해야 할 정도다 할리우드에 강간 몸 로비는 다반사 아닌가 다큐에 가까울 정도다 단지 먼로라는 주인공에게 벌어진 사건으로 객관화해서 볼 수 없었다 수많은 연예인, 어머니, 딸, 누나, 여동생, 여성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이 숨기고 묻어두며 살아온 상처들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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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먼로는 조금 덜 나약했는지 몰라도 영화 속 인물은 어린 시절의 학대(실제 먼로도 흡사하다)와 불안장애 조울증 등을 앓으면서 자기감정 조절조차 못하는 여성으로 그려지는데 단순히 그랬을 것이다라는 짐작이 아니라 뼛속까지 이해됐던 건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받으며 배우를 꿈꾸던 그때에 나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나 역시 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었고 누구든 나를 떠나갈까 봐 두려웠으며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봐 불안했고 늘 자살충동에 시달렸고 쾌락에 의존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러니까 나약하게 그린 게 아니라 나약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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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연기로 도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그 당시에는 간절했는지도 모른다 그 간절함을 이용한 인간들이 있었고 그렇게 나는 바닥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먼로 역시 배역으로 도피했지만 그 역시 자기 자신이 아니다 보니 자신으로 돌아오면 또다시 혼란스럽고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것 같고 그런 자기 자신이 혐오스럽고 연기가 늘어갈수록 더욱 자신은 희미해지는 그런 감정들 먼로가 나이고 내가 먼로이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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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아기에 집착했던 것 같다 아마도 분신을 통해 끝없는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이 원하는 건 배우였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섹스 심벌로 불리고 끌려다니며 그녀는 점점 피폐해져 가고 아이를 가지려던 그녀의 미래조차 계속되는 실패 속에 결국 도피할 곳은 그 어디에도 찾지 못한 채 죽어서도 아무도 곁에 없어 밤이 되어버린 마지막 미장센이 먹먹해 밤새 우울한 꿈속을 기어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