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Sep 13. 2021
분명 뷔페였다 그러니까 목욕을 하는 곳에서 뷔페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나체였고 음식들은 전부 해산물들 뿐이었다 국그릇에 백합을 담았다 조개를 여니 익은 작은 게들이 나왔다 한입 가득 씹으면 뜨거운 국물과 함께 알들이 터져 나오는
내가 왜 이런 것을 먹어야 하지?
홍합탕이나 먹을 걸,
저기 해초 샐러드도 맛있겠다
접시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다
먼 친척으로 보이는 남자들도 있었다
그들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결혼식이 끝나가고 있었다 어쩌면
결혼식은 없었는지도 모르지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키오스크 안에 갇혀있었다 나를 꺼내려면
목욕탕에 물이 가득 차야 한다고 했다
물에 빠진 자동차처럼 안과 밖의 수압이 같아져야
문을 열 수 있다고 했다
쟤 마녀잖아 왜 구해줘야 해요?
어디선가 나를 지칭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마녀라니 난 그저 기계 안에 갇힌 것뿐인데 물은 콸콸 쏟아지고 사람들은 숨을 참고 기계 안에 있는 나를
기계 안에 있는 나를
꺼내고 있었다 내가 인어였는지 마녀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꿈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