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보러 갈 거라고
주인을 따라 백화점을 지그재그 돌았다
어지러움은 매일의 증상
애인은 이곳을 어떻게 찾지?
다른 세기로 통하는 문 앞에 임산부들이
인어처럼 줄지어 누워있었다
비켜주지 않는 자리들은 물컹거리고
병원복은 왜 새하얀 걸까?
피팅룸은 지구처럼 비좁고
묻는 얼룩마다 확인하고 싶은걸까
피조물들은 언제나 질문만 되뇔 뿐
인어들이 천사를 마주한 듯
죄스러운 표정으로 길을 비켜준다
어디가 아픈 걸까 나는
자꾸만 깃털을 토하는데
주인은 내가 누워있는 침대를 밀며
문 너머로 나를 데려가고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떴을 때 나의 그림자가 천장에
곰팡이처럼 피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