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ranaim Lee Jun 13. 2022

가담

20220520

1

아침이 오고도 한참을 일했다

출판사 투고를 위해 그동안 시 쓴 거 정리하는데

플로우가 중요하다보니 앓던 이처럼 빼내야하는 시도 있었다


2

생일날 호캉스는 혼자 가게 생겼다

역시나 기대를 말았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고

만나고 마시고 웃고 떠들었는데 내 인연하나 못 찾는거 보면 나 연애랑은 거리가 멀구나 싶고 그나마 썸들은 섬처럼 하나 둘씩 멀어지고


3

마음조차 내어놓지 않으면서 나에게는

몸도 돈도 달라는 남자들

죽어라 감춰도 들키게 되는 순진함이 나를

갈갈이 찢어놓는 걸까


4

죽어가는 아버지보다 자신의 처지가 비참해 술 퍼마시는

소년이 있고 점과 선대로 반듯한 포장에 능숙한 남자가 있고 말만 앞서는 사람과 말만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고 입벌리고 기다리는 사람과 나를 매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는데


5

오늘도 낭떨어지에 선 꿈을 꿨다

어제는 차 안에서 아무도 운전을 하지 않아

벼랑으로 떨어지는 꿈이었는데 오늘은 빌딩 난간에서 어디로든 떨어져야 피할 수 있는 꿈이었다


6

다이어트 이틀째, 어제 새벽에 고픔을 참지 못하고 밀페유나베 밀키트를 먹었다 오늘도 운동 다녀오면 그 꼴이 날지도 모르겠다 운동이고 뭐고 고기나 먹고 잠이나 자고 싶은데


7

빈털털이가 되어가는 중입니다만

습관은 여전히 두둑하게 소비하고


8

나쁜 습관은 언제나 빨리 물들잖아 잉크처럼

빠지지도 않아 나를 얼룩지게 하는데


9

제주에 내려가서 며칠만 푹자고 책읽고

음악듣고 와인마시고 얘기하고 얘기하고 언제쯤

여유가 생기려나싶고


10

하고 싶은 것들 중에 가장 어려운 게 사랑이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관계의 윤리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