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sc

by 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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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키보드 좌측 최상단에 있는 키, Esc.
키보드에서 유일하게 독립되어 있는 키가 바로 저것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유사한 종류의 것들과 묶여 있는데 저것만은 오로지 혼자, 저 외딴곳에 있다.

탈출? 혹은 도피?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알려주기 위해서?

아니다, 뭐든 쉽게 버리지 말라는 뜻은 아닐까? 가끔, 글을 쓰다가 저 키를 누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저 키가 왜 저기에 홀로 있는지 다시 새겨본다.

컴퓨터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욱 중한 것임을 재삼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음이다. 쉽게 버려지는 세태에서 Esc 키의 의미를 곱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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