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日, 서정

by 외별


<秋日, 서정>


가을이 오면, 차를 버리고 싶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 올라도, 두 다리로 싱싱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가슴까지 일렁이던 바다가 눈앞에 떡하니 펼쳐진, 오래된 항구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초록색으로 물든 젖은 발로, 기름이 흐르는 가을 흙을 밟고 싶습니다

모든 것들이, 제 몸 묻을 곳을 살피는 시간에도, 아무 걱정 없이, 가을 속 과육에 단맛 스미는 소리를 오래도록 듣고 싶습니다

낙엽이 지기 전에 엽서 한 장을 오래된 사람에게로, 부쳐야겠습니다


마치, 마지막 편지처럼


/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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