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부제 : 失樂園)
사마리아
-실낙원(失樂園)
교미交尾 한 번 하지 않으실래요? 오지게 추웠던 거리에서 날밤을 샜더니만 빈속에 살얼음 가득하네요. 해장국 한 그릇과 화주火酒 석 잔 사주신다면 어젯밤 이후로는 한 번도 허락한 일 없는 내 몸, 드릴게요. 다들 밤새도록 몸을 판다는데 이만하면 정갈한 거 아니던가요? 취기가 오르면 키스도 해드릴 수 있어요, 서비스지요. 몸은 이미 씻었거든요. 지천에 깔린 게 눈송이예요. 어때요, 조건이 맞나요? 선생님.
지난밤 귀가 길에 흘려놓은 발자국, 되짚어 나가는 미궁 같은 새벽 출근길에 거미처럼 막아선 소녀가 허리띠를 풀었다. 달도 제 집으로 돌아가는 창백한 시간, 인적 드문 골목이 제 집이라고 주소를 쓰는 잔설殘雪같은 소녀. 문득, 거미를 닮은 소녀에게 남은 체액을 모조리 쏟아내고 싶어졌다. 해 떠도 결코 나비가 될 수 없어 가로등 아래 무성한 거미줄로 몸 던지는 날개 잃은 나방처럼
불 꺼진 집들이 서둘러 빗장을 지르고 바람이 길을 지워도, 앰뷸런스는 끝내 오지 않았다. 거미줄에 걸린 나방이 파닥대는 소리만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골목, 서둘러 제 몸을 묶어 출구를 봉하고 수상하게 새벽이 스몄다.
/畏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