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書 13

자작시 <난해시론 no.8 _ 구의 정리 : 추락>과 해설

by 외별

<難解詩論 no.8 _ 球의 정리 : 墜落>


흑黑과 백白 보다 극명한 이격離隔, 존재存在의 벽壁 이쪽과 저쪽에서 추락墜落은 시작되고 墜落하는 自에게 壁은 연직직립鉛直直立이 아니라 수평적균열水平的龜裂이라는 難解詩의 命題를 풀다가 금禁을 놓쳤다

무릇 살아있는 생명은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야만 현재로 연명할 수 있고, 球는 명료한 혼돈 속에서 용도用途 없는 질서로 소멸하기에


구球안에서의 낙하落下 법칙法則에
하방下方이란 해解는 없다
오직 자신自新을 분할分割하는 龜裂만 있을 뿐


/畏瞥/






<자작시 해설>


〈難解詩論 no.8 _ 球의 정리 : 추락〉에 대하여


1. 서론 : 추락의 재정의

나는 이 시에서 ‘추락’을 통념적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추락은 수직적 하강, 곧 위에서 아래로의 이동을 뜻합니다. 그러나 나에게 추락은 공간적 낙하가 아니라 존재 내부의 구조적 파열입니다.


“흑과 백 보다 극명한 이격”이라는 구절은 단순한 대비의 수사를 넘어섭니다. 나는 이분법적 윤리나 가치 판단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존재 내부에서 발생하는 절대적 단절의 감각을 전제하고자 했습니다. 추락은 외부로 떨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가르며 균열을 내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 시의 첫 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추락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적 균열이다.

이 명제를 중심으로 시 전체는 전개됩니다.



2. 존재의 벽 : 연직직립의 부정

“墜落하는 自에게 壁은 연직직립이 아니라 수평적균열”이라는 진술은 이 시의 이론적 핵심입니다.


나는 ‘벽’을 외부의 장애물로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벽은 존재와 세계 사이에 놓인 물리적 경계가 아니라, 존재 내부에서 발생하는 인식의 단층입니다. 추락하는 주체에게 벽은 가로막는 수직면이 아니라, 자신을 가로지르는 균열선입니다.


이때 수평은 안정이 아니라 분열의 방향입니다.
수직은 상하의 위계를 전제하지만, 수평은 분할을 전제합니다.


나는 이 지점에서 ‘난해시’의 구조를 의식적으로 호출하였습니다. 난해함은 의미를 감추기 위함이 아니라, 사유의 균열을 드러내기 위한 방식입니다. 이해의 지연은 곧 균열의 체험이기 때문입니다.



3. 금禁을 놓쳤다 : 사유의 파열


“命題를 풀다가 금을 놓쳤다”라는 구절은 메타적 선언입니다.


나는 추락을 분석하고 정의하려는 순간, 이미 그 추락의 내부에 들어가 있음을 자각했습니다. ‘금’은 사유의 제동 장치이자 경계선입니다. 그러나 명제를 해석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균열을 가속화합니다.


이로써 이 시는 추락을 설명하는 텍스트이면서 동시에 스스로 추락하는 텍스트가 됩니다.

이 구조는 의도된 자기 전복입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이론이 언제나 안전지대에 머물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4. 球 : 완전성의 무의미


이 시에서 ‘球’는 반복되는 핵심 상징입니다.
구는 가장 완결된 형상입니다. 시작도 끝도 없고, 모든 점이 중심과 동일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 완전성을 오히려 문제 삼고자 했습니다.


“명료한 혼돈”이라는 표현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구의 상태를 정확히 설명합니다. 완전한 구조는 방향을 상실합니다. 방향이 없는 완전성은 곧 혼돈과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용도 없는 질서”라는 표현을 통해 목적 없는 완결성의 공허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질서가 존재하되 쓰임이 없다면, 그것은 소멸과 다르지 않습니다.



5. 구 안에서의 낙하 : 하방의 부재


“구 안에서의 낙하 법칙에 하방이란 해는 없다”는 진술은 물리학적 상상력을 차용한 존재론적 명제입니다.


구 내부에서는 상하가 상대화됩니다. 모든 방향은 중심을 향하거나 멀어질 뿐입니다. 그러므로 ‘하방’이라는 개념은 무의미합니다.


나는 이 설정을 통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락’이나 ‘몰락’의 도덕적 위계를 제거하고자 했습니다. 추락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분할하는 과정입니다.



6. 自新의 분할 : 파괴와 생성


마지막 구절에서 나는 “자신을 분할하는 균열”만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自新’은 단순한 자기 갱신이 아닙니다.
나는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위해 먼저 분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균열은 파괴이지만 동시에 가능성의 전제입니다.
추락은 종말이 아니라 재구성의 조건입니다.
따라서 이 시는 절망의 서술이라기보다, 존재가 스스로를 해체함으로써 다른 구조로 이동하는 과정에 대한 사유입니다.



7. 결론 : 난해함의 윤리


나는 이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개념적 밀도를 높였습니다. 정서의 직접적 표출을 자제하고, 한자어의 중첩과 명제적 문장을 통해 사유의 압박을 형성하고자 했습니다.


이 난해함은 장식이 아닙니다.
균열을 독자에게 체험시키기 위한 구조적 장치입니다.


추락은 하강이 아니라 분할이며,
벽은 외부의 장애가 아니라 내부의 단층입니다.
구는 완전성의 상징이 아니라 방향 상실의 형상입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존재가 스스로를 가르는 순간에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이상과 같이 〈難解詩論 no.8 _ 球의 정리 : 추락〉에 대해 시학적 기반으로 자작시 해설을 하였습니다. 이는 글을 쓴 나의 입장과 시각에서 이루어진 분석과 설명이기에 글쓴이의 시가에서 옳은 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늘 말씀드려 왔던 바와 같이 읽는 분들의 자의적 해독과 해석. 그를 바탕으로 한 공감은 언제나 옳고 유효한 가치가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畏瞥/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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