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찾아서

잃어버린 것에 대한 소고

by 외별

<무지개를 찾아서>

내가 어릴 적에는 서울 하늘에도 무지개가 자주 떴었지만 요즘은 무지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다. 왜일까? 대기의 오염이 심해져서 무지개 뜨는 경우가 없어진 것이 이유일까? 물론 그것이 가장 주된 이유가 되겠지만, 만약에 예전만큼 동일한 횟수로 무지개가 뜬다고 해도 난, 예전처럼 자주 무지개를 보지 못할 것이리라

신발 앞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바쁘게 걷는 일상. 시선을 신발 앞 쪽에만 두는 것은 땅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걷고 있는 길 위에 그 어떤 오물이 떨어져 있는지 염려하는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로 시선은 신발 앞에 고정되어 있고, 매일 종종 대며 같은 길 위를 걷는다. 그러다 보면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거의 없다. 하긴 하늘을 당당히 올려다볼 정도로 나 자신이 올곧게 섰는지 그것도 자신할 수 없다. 비록 그렇게 믿고 있어도 내 왼손은 내 오른손 몰래 수없이 많은 악행과 手話를 나누고 내 상상은 수없이 많은 간음을 범했는지도 모를 일이기에 하늘 아래서 당당하다 말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하는 눈으로 어찌 무지개를 볼 수 있을까? 설령 하늘에 찬란하게 무지개가 떠있다고 해도 하늘을 보지 못하는 눈으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몸이 조금만 더 건강해지면, 강원도 깊은 산골을 찾아야겠다. 청년시절 내버렸던 젊은 꿈 한 자락이 처절하게 묻혀있는 땅. 그 땅에 혹시 무지개 조각들이 수북하게 내려앉아 지난 시간을 어림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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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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