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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Aug 08. 2022

묵은지쪽갈비찜! 맛나요~

잘 익은 김장 김치의  맛있는 변신....묵은지쪽갈비찜

비가 온다. 2차 장마란 별칭이 새롭다. 가을장마의 또 다른 이름이란다. 가을장마라 칭하기엔 한여름 폭염에 찾아온 이 장마의 이름이 너무 생뚱맞아 그리 칭하나보다고 생각해 본다. 장대비가 시원스레 지나가고, 여전히 가는 빗방울이 운치 있게 내리고 있다. 이 비에 더운 기는 살짝 가셨으나, 끈적끈적한 그 뒷맛이 나의 불쾌지수를 상당히 높여주고 있다.


비 오는 날엔 뭔가 특별한 음식이 생각난다. 그런 내 맘을 미리 읽어 짠하고, 멋진 밥상을 차려주는 우렁각시가 우리 집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 시절, 우리 엄마가 그랬듯이, 이제는 내가 울택상에겐 우렁각시요, 우리 아이들에겐 우렁엄마다. ㅎㅎ


오늘은 세일하는 마트 전단지속 쪽갈비에 꽃혔다.  쪽갈비보다 돼지갈비가 훨씬 세일폭이 크다. 돼지갈비는 살이 많아 근수대비 먹을게 많다. 대신 살이 깊어 먹다보면 퍽퍽한 고깃살이 좀 아쉬운 부위가 있다. 그에 반해 쪽갈비는 고깃살은 좀 빈약하지만, 갈비에 붙어있는 그 얕은 살이 졸깃졸깃 기가 막히게 맛나고, 그에 더해 뜯는 맛이 또 일품이다.  


그래서 오늘은 빗소리 들으며 뜯는 맛 즐겨본다. 일단 쪽갈비를 통후추와 월계수잎을 넣고 팔팔 끓인 물에 튀기듯 삶아낸다. 싱싱한 고기라면 핏물을 우려내지 않아도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먼저 빨간  양념장을 자작하게 만든다. 누구나 다 아는 한식 기본 양념 그것-다진파, 마늘, 후추, 설탕, 간장, 고춧가루 등. 설탕이 싫다면 매실 액기스나 올리고 당으로 대신하면 된다.


물을 넣어 자박바박하게 만든 양념장에 깨끗하게 씻은 쪽갈비를 넣어 빠알갛게 머무려 다독여 둔다. 냄비에 양념한 쪽갈비 맨 먼저 다독여 넣고, 그위에 묵은지를 넉넉히 올리고, 대파 듬뿍 가지런히 줄세워 얹는다. 재료가 자박자박하게 잠길 정도로 물을 넣고 센 불위에서 모든 재료가 푹 익도록 팔팔 끓여준다. 부족한 간은 맛난 새우젓으로 채워주면 여느 맛집 부럽지 않은 맛난 쪽갈비묵은지찜을 우리집 식탁위에서 즐길 수 있다.


돼지기름옷 제대로 입어 반들반들 빛나는 묵은지가 보는 순간 입안에 군침을 돌게 한다.

뜯을 새 없이 한입에 쪽 하고 빨려나오는 갈비살! 부드러운 식감과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그 기막힌 간!

요즘 파는 음식들은 죄다 너무 달아서 아쉬운데, 오늘 우리집 이 요리는 단맛도 딱 적당하다.


이제 내가 내 손맛에 감동하는 순간도 종종 있다. ㅎㅎ

이는 다섯 식구를 위해 내가 주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음의 방증이리라.


아무튼 코로나 시대를 근 몇년째 살아가는 요즘, 코로나가 나에게 준 선물이 있다면?

스피드 장인?? 음식을 눈깜짝할 새 뚝딱 만든다는 것!! ㅋㅋ

음식맛은 장담 못해도 음식 만드는 속도는 여느 스타 쉐프와 겨뤄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ㅋㅋ


코로나로  학교교문을 닫았을 땐,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간식에  때때로 야식까지! 한가한 여느 식당보다 더 바빴던 우리집 주방이다.

지나고 보니 그 또한 감사한 추억이다.

2022. 08.08. 월 집밥 늘봄선생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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