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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Sep 15. 2022

닭가슴살 육계장 어때요?

닭가슴살의 화려한 변신....육계장? 육개장!

닭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 중 가장 만만한 게 백숙이나 삼계탕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특별한 비법 없이도 입맛당기게 맛나게 잘 먹을 수 있고, 또 먹고 나면 제대로 기운이 채워진 것 마냥 든든하다.


식구 많은 우리집은 대개 삼계탕을 할 때는 아주 작은 영계를 쓰다 보니 보통 3-4마리 정도 사용하고, 백숙할 때는 좀 더 큰 사이즈를 사용하다 보니, 두 마리 정도면 족하다.


우리 집 식구들은 토종닭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이야 토종닭이 제대로지만 삶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쫀쫀한 토종닭의 질감보다 영계 닭의 부드러움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 입맛이 그러하듯 우리 집 아이들도 닭가슴살의 퍽퍽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닭을 이용해 탕을 만들 때는 국물을 적당히 잡아 진한 국물 맛을 즐기고 딱 한 끼에 끝내려고 노력은 하지만 항상 냄비 속에 남아도는 건 정해져 있다. 살이 넉넉히 붙은 가슴 부위. 바로 닭가슴살이다.


그런 이유로 백숙 같은 탕을 먹고 난 다음날은 항상 닭가슴살을 이용한 또 다른 탕을 만든다. 바로 닭가슴살로 만드는 육개장 말이다.


닭을 이용해 육개장을 만들라치면 우선 닭을 먼저 삶아서 고기를  라내야 한다. 각종 야채와 함께 끓이기도 전에 삶다가 지칠 수 있다. ㅎㅎ 그런데 나의 경우 백숙으로 먹고 남은 닭가슴살로 만들다 보니 번거로움없이 같은 재료로 전혀 다른 맛을 연달아 맛볼 수 있는 색다름이 있다.


사실 오늘 내가 닭을 이용해 육개장을 만들게 된 데에는 다 그런 이유가 있다. 어제 능이백숙 맛나게 먹고 닭가슴살만 냄비 안에 덩그러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능이백숙의 진한 국물에 반해서 국물은 바닥을 드러냈건만....


닭을 이용해 육개장 만드는 건 간단하다.  

먼저 닭가슴살을 적당한 크기로 결을 따라 찢어준다.

야채는 고사리, 삶은 숙주, 대파 정도면 훌륭하다. 사실 육개장은 대파만 듬뿍 넣어 푹 끓이기만 해도 그것으로도 족하다. 야채는 집 냉장고 사정이 허락 하는대로 대로 사용하면 된다.


우리 집엔 명절에 쓰고 남은 고사리도 있고, 숙주도 있고, 부추도 있길래 대파와 함께 모두 넉넉하게 넣어볼 생각이다. 고기와 삶은 야채엔 진간장을 한 숟가락씩 두르고 밑간을 해두면 좋다. 안 해도 상관은 없다.


 고춧가루에 다진 마늘을 넉넉히 넣고 기름을 살짝 둘러 먼저 고추기름을 만든다. 볶다가 타지 않게 닭 육수가 있다면 한 국자 정도 넣어 진하게 볶아주면 좋다.


고추기름이 다 됐다 싶으면 육수도 좋고, 맹물도 좋고 편한 대로 먹을 양만큼의 국물을 만들어주면 된다. 거기에 고사리, 숙주, 대파, 닭고기를 넣어 푹 끓이고, 부족한 간은 국간장과 소금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먹기 직전에 부추를 파릇하게 국물에 담갔다가 고명처럼 올리면 보는 눈이 즐겁다.

종종 계란 한알을 잘 풀어 냄비 위에 끼얹어 파르르 끓이면 그것도 괜찮다.


야채 가득한, 닭가슴살로 만든 육개장이 완성됐다. 보기에도 뿌듯하다. 제비아빠와 울꼬맹이는 기분 좋게 한 그릇씩 뚝딱 비웠다.


울 꼬맹이에게 묻는다.

"어제 능이백숙이 맛있어? 오늘 육개장이 더 맛있어?"

"어제도 맛있었는데 나는 야채가 많이 들어가서 육개장이 더 맛있어! 특히 숙주가 많이 들어가서 좋아" 말도 예쁘게 하는 울 꼬맹이, 그 이쁜 입을 채워주기 위해 오늘도 엄마는 열심히 요리를 한다.


울꼬맹이가 최애하는 음식이 마라탕인데, 오늘 이 육개장은 마라탕보다 더 맛있단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그 칭찬, 울 꼬맹이의 과찬에 이 엄마가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래! 꼬맹아~ 넌 엄마 잘 만난 줄 알아!" 좋아서 꼬맹이 딸에게 이 엄마는 또 주책맞게 너스레를 떤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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