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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Oct 04. 2022

설렘을 바삭바삭하게 즐겨보자.

가을 대하를 즐기는 세 번째 맛..... 자연산 새우튀김

토요일.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12시 30분이면 도착 예정이란다. 우리는 배낭 하나 준비해서 가볍게 출발 준비를 끝냈다.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와 꼬맹이는 그 차를 타고 내 고향을 향해 그대로 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교통상황이 영 그렇다. 천안논산간 도로가 서서히 차들로 막히기 시작한다. 고질적인 정체구간은 피할 길 없다. 계획대로 움직였다간 길에서 많이 고생스러울 것 같다. 계획을 바꾼다. 일단 우리 집으로 올라와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쉬었다가 길이 서서히 뚫리면 여유롭게 출발하자고 제안하자.


우리 조카부부가 20개월 된 왕자님을 데리고 우리 집에 온다. 요 왕자님! 얼마나 컸을까?

어린 왕자님 볼 생각에 은근히 설렌다. ㅎㅎ

계획을 바꿨으니, 우리 아기 왕자님과  아기 엄마 아빠를 위해 무엇을 만들어볼까? 궁리해본다.

시간이 없다. 촉박하다.

그래! 바삭바삭하게 새우튀김을 만들어보자.


일단 새우껍질을 벗기고, 배 쪽에 칼집을 깊이 넣어 휘어진 새우등을 곧게 펴준다.

소금과 후추로 가볍게 밑간을 한다. 비닐에 튀김가루와 밑간 한 새우를 넣고 새우에 튀김가루가 빈틈없이 묻도록 잘 흔들어준다. 꺼내서 가지런하게 접시에 담고 튀길 준비를 한다.


튀김가루에 냉수를 넣고 골고루 저어준다. 튀김옷이 너무 되직하지도 또 너무 묽어서도 안된다. 너무 되직하면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져 보기엔 탐스럽게 예쁜데, 새우맛을 제대로 볼 수 없고, 또 너무 묽으면 튀김옷이 너무 얇아 맛은 좋은데, 시각상 너무 다이어트 한 새우 같은 느낌이 든다.  


식용유를 팬에 적당히 넣고, 온도가 오르면 고온에서 재빠르게 새우를 1차로 초벌 튀김을 한다. 남는 기름을 최소화하기 위한 나의 노력. 팬을 노련하게 이쪽으로 저쪽으로 자주 기울여 준다.


새우 튀기는 소리조차도 고소하다.

이번엔 에어프라이어에 굵게 썬 감자를 아마씨유 넉넉히 두르고, 기름종이를 깔고 그 위에 올려 25분간 180도 고온에서 돌려준다.


"어디쯤이야? 음! 도착하기 10분 전에 이모한테 전화해? 이모가 뭘 준비하고 있거든! ㅎㅎ"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이모! 이제 10분 남았어!"

"알았어."


이제 바싹하게 초벌 튀겨진 새우를 재차 튀긴다. 도착하기가 무섭게 따끈따끈하게 바삭바삭한 새우튀김을 맛보게 해 주고픈 이모의 맘이다. 시간에 맞춰 에어프라이어도 "떙"하고 완료됐음을 알린다.


꽤 많이 튀긴 것 같은데, 튀기면서 하나 둘 먹다 보니, 갯수가 많이 줄었다.

감자튀김도 노릇노릇 맛있어 뵌다. 일단 소금과 후추로 가볍게 간을 맞추고, 파슬리가루로 식감 돋우고, 아몬드 가루로 고소함을 추가한다. 음~ 고소 고소한 간식 한상이다.


벨이 울린다.

어머나 어머나~

작년에 봤을 땐 기지도 못했던 녀석이 달린다 달려! 신기하다 신기해!


"이한아! 할머니한테 인사해야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해야지! 유이한!"


"뭐야? 내가 할머니야~~ 요 녀석 이리 와 봐. 억울하다 억울해! 너 땜에 이 할머니 너무 억울해!"


우리 조카부부! 눈이 휘둥그레진다. 새우튀김도 감자튀김도 진짜 집에서 만든 것 맞냐고!

새우튀김 정말 맛있다고 난리다. 맛있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귀띰해준다.

"애들아! 이거 국내산 자연산 대하야!" ㅋㅋ

그리고 식으면 덜 맛있을까봐 지금 막 튀겨냈단다.


아침에 빵 한조각 가볍게 먹고 출발했다기에, 아침에 급하게 만든 닭볶음탕도 곁들였다. 배가 몹시 고팠나 보다. 감탄을 연발하며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인다.


자~ 배도 부르니 쉬었다가 천천히 가자.

차 엄청 막힌단다.

엄마공주가 된 우리조카딸 부부를 위해 새우를 튀기는 토요일 한낮!


2022년 10월 01일 토요일

아기왕자님 볼 생각에 맘이 들뜬 ....늘봄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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