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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Jul 13. 2023

복날엔 삼계탕 드셔야죠?

삼복더위에 건강한 일상을 지키려면 복달임을 해야겠지요.

뉴스에서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았던 들, 초복이 언제인지 알고나 있었을까?

요즘 같은 영양과잉, 칼로리과잉 섭취가 빈번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특별한 날을 맞아 또 특별한 영양식을 찾아서 챙겨 먹는 것이 바람직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오래도록 그런 관습에 젖어 살았기에 알면서도 모른 체 넘기기는 쉽지가 않다. 특이나 식구수가 많은 우리 집 같은 곳에서는 이런 특별한 날을 맞아 특별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일종에 집안행사 같은 분위기가 난다.


올해는 다섯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주중에 같이 저녁식사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큰아들이 방학을 해서 집으로 오고, 둘째 녀석이 지난달부터 야간 자율학습을 좀 빠지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 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생 둘째와 중학생 셋째가 얼마간의 시간차를 두고 집에 온다, 그래서 요새는 전에 없던 간식까지 만들어 세 아이들과 함께 오붓한 간식시간도 종종 즐기게 된다. 다시 아이들 어렸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 속에, 덩치만 커진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이 커간다는 것이 참으로 마법 같은 일이구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초복을 맞이하여  온 가족 초복맞이 복달임을 하기 위해 우리 집에선 제법 크고 실한  두 마리 잡았다. 


그럼 삼계탕 한번 만들어 볼까요?

삼계탕 한그릇

먼저 닭 두 마리를 네 쪽으로 조각내어, 꽁지와 날개 끝을 잘라내고, 기름덩어리도 깨끗하게 제거한다.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한다.


먼저 냄비에 네 그릇 분량의 생수를 넣고, 황기, 인삼, 둥굴레, 통후추, 양파, 생강 한 조각을 넉넉히 넣어 진한 약재 성분이 충분히 우러나오게 푹 끓인다. (육수포를 이용해서 닭과 약재를 한꺼번에 끓이면 더 간단하다)

약재를 다 건져낸 다음, 그 육수에 조각낸 닭을 넣고, 40-50분간 닭이 푹 삶아지도록 끓인다.


이때 굵은소금을 약간 넣어 닭고기에 간이 조금 배게 하면 나중에 간을 맞추는 것보다 맛이 훨씬 좋다.

마늘은 처음부터 넣어서 뭉개지도록 함께 끓여도 좋고, 중간에 넣어 모양이 살아있도록 끓여도 좋다.


사실 닭은 그냥 맹물에 넣고 푹 끓여주기만 해도 제 맛이 난다.  그래서 주의할 것은 물의 양이 너무 많으면 국물맛이 멀뚱해져 참다운 보양식의 느낌이 안 난다는 것만 기억해 주면 된다. 국물은 과유불급인 셈이다.


이렇게 푹 끓여 마무리했다가 먹기 직전에 다시금 팔팔 끓여 가늘게 채 썬 대파 몽땅 넣어 한 그릇씩 퍼 담으면 끝이다. 부족한 간은 각자 취향 껏 가는소금으로 맞추면 된다.

우리집 앵무새들이 보글보글 소리에 합창을 하네. ㅋㅋ


장뇌삼과 황기 덕분인지 진한 국물 속에서 느껴지는 그 향에 마치 한약 한 사발 들이킨 느낌이다.

각자 반마리씩 야무지게 국물과 함께 뚝딱 비웠다. 나는 소식가인 울 딸에게 다리 부분을 양보하고 몸통 부분을 차지했다. 우리 큰 아들과 내가 다이어트 중만 아니었던들 우리 집에선 오늘 적어도 세 마리의 닭이 우리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을 터이다. 초복날 시원하게 든든한 삼계탕 한 그릇씩 먹고, 올해도 대단할 무더위에 당당히 맞서보자고 결의를 다져본다.

삼계탕 한상


감사하게도 닭고기만 한 식재료도 드물다. 일단 값이 싸고, 다양한 음식으로의 활용도도 무궁하다. 게다가 고기의 맛이 부드럽고, 연하다. 많이 먹어도 기름기가 적어 다른 육고기에 비해 부담이 적다.

헌데 꾸준히 오르고 있는 물가를 반영하듯 닭값도 예년과 다르다.

작년에는 영계닭 세 마리에 9900원 행사도 빈번했는데, 올해는 행사가 줄기도 했지만,  해도 두 마리가 고작이다. 나마도 타임특가 시간을 비켜가면 품절이라 구경도 못한다.

닭한마리 가격도 꽤 올랐다. 하지만 사실 양계 농가를 생각하면 그것도 황송하게 싸다.


장을 볼 때마다 농담처럼 내가 하는 말이 있다.

"그래도 고기가 제일 싸다" ㅎㅎ


고물가시대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전에 없이 물가 상승폭이 눈에 게 실감나는 요즘이다.

아이 셋! 사교육비보다 식비가 항상 더 드는 우리 집! 사교육비 아껴서 생활비로 쓰고 있다고 심심한 농담을 입에 달고 살지만, 가끔은 요즘 세상에 이런 우리집 분위기가 되려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교육비 제로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집이 이 시대에 어울리는가? 정상적이기는 한가? 하는 의문과 걱정, 그리고 불안을 마음의 짐처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저녁나절의 여유에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행복하다가도 나는 문득문득 불안하다.



2023년 7월 13일 목요일 진짜 장마시작이란 날!

이틀전 먹고 다 소화된 초복날 삼계탕 이야기를  불쑥...... 늘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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