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야 할 자리에 멈춘 사람들
학생들을 바라보면 늘 조급함이 보인다.
새로운 도구를 빨리 배우고 싶어 하고, 친구보다 한 발 앞서 활용하고 싶어 한다.
생성형 AI가 등장한 뒤 그 조급함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학생들은 불안하기보다는 오히려 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조급함을 추진력 삼아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강단에서 만나는 동료 교수님들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풍경을 본다.
AI를 향한 조급함이 아니라, 조급함을 거부하는 태도다.
“굳이 지금 배워야 할까?”, “곧 지나갈 유행 아닐까?”
이런 말들로 새로운 도구를 멀리한다.
알지 못한다는 불안을 드러내는 대신, 아예 부정으로 태도를 고정시켜 버린다.
겉으로는 그 선택이 안정적으로 보인다.
익숙한 방식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지난 경험만으로도 강의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교육의 속도를 멈추게 한다.
학생들이 이미 앞서 실험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교수는 “나는 잘 모른다”는 말로 발을 빼 버린다.
그 순간 교육 현장은 시대와 점점 더 멀어진다.
나 역시 한때는 조급함을 불안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AI와 만나면서 조급함이 오히려 실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조급하게라도 시도해 보아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교수가 배움을 멈추는 건, 학생들에게 가장 좋지 않은 본보기가 된다.
AI를 향한 조급함은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교육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태도다.
조급하게라도 배우고, 시도하고, 학생들과 같은 속도에서 대화할 수 있을 때
교육은 비로소 살아 있는 현재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