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속도와 색에 휩쓸린 순간.
학교에서 다른 재능 있는 학생들의 작품이나 생각을 볼 때면, 마음 한쪽이 들썩였다.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 아니, 나도 할 수 있겠다...”
그 순간의 자극은 분명 좋은 출발이 될 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조급함의 불씨가 됐다.
그 불씨는 곧 비교로 번졌다.
나와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친 채,
내 생각도 아니고 내 취향도 아닌 작업을 마치 내 것인 양 스스로를 설득했다.
다른 사람의 색을 그대로 덮어쓰고, 그럴듯하게 흉내 내며 방향을 바꿨다.
결과는 늘 비슷했다.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했고, 완성된 결과물은 마음에 남지 않았다.
돌아보면, 그건 한 번의 실수가 아니었다.
‘계속 하다 보면 내 것이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기대와,
‘나도 할 수 있다’는 과한 자신감이 그 착각을 반복하게 했다.
비교는 때로 자극이 된다.
하지만 조급함과 만나면 방향을 잃고,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든다.
디자인의 색은 빌려올 수 없다.
결국, 내 손끝에서 나와야만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