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다.
그는 생의 끝이 무엇인지 모른다. 기도할 뿐이다.
종착지가 두렵기도 하고 겁이 무척 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종착점이 유일한 초록색 작은 불빛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뉴스를 드라마를 예능 등을 보며 격분하고 공감하고 재미있어한다.
그는 빠르게 과속하며 갈 수 있는 생의 목적지를 무슨 이유에선가 쉬어가려고 노력한다.
쉬어갈 때면
누군가는 따스한 품을 빌려주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사회에서 배운 매뉴얼을 그에게
칼날같이
들이댄다.
숨이 막히고
가슴 안에선 물어뜯김을 느끼는
그는
또다시
초록색 작은 불빛을 찾아
연명이라는 유치한 단어에 몸을 숨기며
이 넓고
좁디좁은
세상에
혼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