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결단의 기로에 서다

by JIPPIL HAN


성적표를 받은 우리는 딸아이의 노력을 맘껏 칭찬해 주고 기뻐했지만,

곧바로 중차대한 결정의 기로에 놓이고 말았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즉시 가족회의를 해야 했다.


결정해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 6월 시험성적으로 지원할 것인가, 11월에 있는 2차 시험에 또 응시할 것인가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일본 대학수험 시스템은 EJU(일본유학시험) 6월 성적과 11월 성적 중 하나만 선택해서 지원할 수 있다.

딸아이가 만약 6월 시험을 망쳤다면, 당연히 11월 시험을 응시해야 한다.

하지만 6월 시험을 좋은 컨디션에서 치를 딸은 11월에 점수를 더 올릴 확실한 자신감이 없다고 했다.


두 번째. 국립대와 사립대 중 어느 쪽을 지원할 것인가.

등록금만 놓고 본다면 국립대가 매력적이었다.

사립대가 1년에 1천만 원이라면 국립은 절반인 5백만 원 정도.

하지만 국립대에 도전하기 위해선 일본에 입국해 본고사를 치르고, 면접도 2차까지 대면으로 응시해야 했다.

2021년 당시 코로나 시국이라 일본 입국 자체가 쉽지 않았고, 자가격리까지 포함하면 최소 15일 이상 체류해야 했다. 시간·절차·비용 모두 만만치 않았다.


우리에겐 확실하고도 명확한 결단이 필요했다.

회의를 통해 우리는 국립대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립을 목표로 하기로 했고,

11월 시험을 깨끗이 포기하고 6월 성적으로만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고민은 됐지만 결정을 내리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딸은 원서 접수 전까지 토플 점수 올리기에만 전력하면서 자기소개서 작성과 추천서, 졸업증명서, 고등학교 성적증명서, 수상경력 등 방대한 서류 준비에 매달렸다.


우리는 최우선 목표를 게이오대학(정식 명칭: 게이오 기주쿠 대학) 상학부로 정했다.

그리고 불합격에 대비해 릿쿄대학, 도시샤대학, 메이지대학, 츄오대학까지 5개 대학에 원서를 제출했다.

사실 그중 한 곳이라도 합격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심정이었다.

더 이상 재수는 불가능했다.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묵묵히 공부만 해온 딸과 학원 라이딩으로 지쳐 있던 우리 부부 모두에게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허들은 남아 있었다.

딸의 6월 성적은 훌륭했지만, 목표인 게이오대 상학부에는 살짝 모자란 점수인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 게이오 대학 합격 안정권 점수 -

일본어 365점 이상 (딸 점수: 352점)

종합과목 180점 이상 (딸 점수: 187점)

기술 45점 이상 (딸 점수: 45점)

수학 180점 이상 (딸 점수: 169점)

토플 90점 이상(딸의 현재 점수: 70점대 중반-> 이후 원서 접수 시에 89점까지 올렸다)


우리는 아슬아슬한 커트라인 아래서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이 긴장되는 나날들을 보내고,

드디어 2022년 1월 중순부터 하나 둘 합격자 발표가 나기 시작했다.


- 다음 회 계속-



keyword
이전 08화숫자가 증명한 1년 반의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