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증명한 1년 반의 노력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by JIPPIL HAN

시험이 끝난 바로 다음 날 유튜브에는 2021년 6월 1차 일본유학시험에 대한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 평가도 “이번 시험은 평소보다 어려웠다.” 가 공통된 의견이었다.

분석 출처: 시사일본어학원


특히 사회 과목은 문제를 끝까지 꼼꼼히 읽지 않으면 금세 함정에 빠지기 쉬웠다고 했다.

수학도 예외가 아니었다. 평소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에 수험생들을 당황시켰을 거라고 분석했다.


분석을 본 후 우리 집 공기는 알 수 없는 긴장으로 가득했다.


딸아이는 “시험을 나쁘지 않게 본 것 같아.”라고 담담히 말했지만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달래기 위한 착각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결과 발표까지 남은 5주 동안, 딸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혹시라도 결과에 따라서는 11월 시험을 다시 준비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길고도 아주 느리게 흘러갔다.

그리고 드디어 우편함에 꽂힌 흰 봉투 하나.

평화로운 우리 집을 긴장하게 하는 그 악명 높은 ‘시험통지표’였다.


봉투를 뜯고 있는 딸의 손끝은 떨렸고 그걸 보고 있는 우리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마침내 봉투를 열고 성적표를 살펴본 딸은 빙그레 웃으며 조용히 우리에게 성적표를 건네주었다.

우리 가족은 성적표를 한번 보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았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쏟아부었는지 성적표 한 장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결과는 숫자에 불과했지만, 그 안에는 딸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청춘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단순한 시험 결과가 아니라, 딸이 걸어온 시간에 대한 아름다운 증명이었다.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는 대학의 합격여부를 떠나서 그동안의 딸의 노력 자체를 온전히 인정했으며 우리는 딸을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림4.png 딸아이의 6월 성적표

-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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