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여린 딸의 힘겨운 탄생

by JIPPIL HAN

첫째를 제왕절개로 낳은 나는 둘째도 수술날짜를 잡아놓고 날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진통이 찾아왔고, 급히 수술대에 올랐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것은,

하필이면 내 담당 선생님이 휴가이신날 수술을 하게 됨에 따라 평소 산부인과 최고 '베스트드레서'이셨던 선생님이 렌즈 낄 시간도 없이 소위 말하는 '뺑뺑돌이 안경'을 쓰고 오셨던 것이다.

"아기가 정말 성격이 급한가 봐요? 하하 "라고 하시는데 수술대에 누워서도 그 모습이 어찌나 재밌던지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하반신 마취를 하기로 했는데 웬일인지 마취가 한 번에 잘 되지 않았고, 새우처럼 옆으로 누워 꽤 많은 주삿바늘을 허리 쪽에 꽂은 것 같은데 하반신 감각이 완전히 없어지지가 않았다.

겨우 마취를 끝내고 수술에 들어갔지만 배를 가르는 느낌이 끔찍하리만큼 고스란히 전해지고 큰 통증이 느껴졌다.

선생님이 아이를 꺼내 나에게 보여주셨지만 극심한 통증에 보는 둥 마는 둥 "제발 나 좀 살려달라"라고 부탁드렸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고 깨어나니 병실이었다.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전신마취를 할걸..


아이는 양수에 변을 보고 그 양수를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응급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원래 잡아놓은 수술날짜가 되기도 전에 나왔기 때문에 몸무게도 2.8밖에 되지 않았다.

너무나 작고 팔다리도 너무 가늘었으며 황달도 있어서 바로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다행히 황달은 하루 만에 괜찮아졌다.


출산 10일 전까지 직장생활을 한 나는 태교도 제대로 못하고 음식도 좋은 것을 가려먹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아이가 건강하지 못한 건가 해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이는 다행히 특별한 질병은 없었지만 몸이 너무 약했고 많이 예민했다.



-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