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딸아이의 어린이집 사회생활

by JIPPIL HAN

아이는 백일도 채 되지 않은 채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양가 부모님들은 모두 멀리 살고 계셔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모유를 충분히 먹지 못한 데다가, 분유도 맘껏 먹지 않은 아이는 늘 병약했고 면역력 부족으로 감기에 온갖 유행성 감염병을 달고 살았다.

그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때마다 아침마다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땐 달리 방법이 없었다.

퇴근길에 아이를 데리러 갈 때, 어린이집 문밖으로 보육교사 선생님의 '지청구' 소리가 새어 나온 날이 많았다.

"야야~ 그만 좀 하자..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울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의 소리도 여러 번 들었다.

화도 났고 서러워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선생님이 오죽하면 저러셨을까 생각하면서 꾹 참고 다음날 선생님들 드실 간식을 사 가거나 하면서 달래 드리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 때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내가 봤더라면... 지금도 한없이 후회하는 장면들이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 아이가 3살이 되었고 아이는 그 사이에 '어린이집 사회생활의 달인'이 되었다.

가끔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쓰는 날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수월한 나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육교사 선생님께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 행동에 걱정이 되는 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 무슨 행동일까요? "

" 아이가 너무 낯을 안 가려요 어머님~ 처음 오신 선생님한테도 촥촥 가서 안겨요."

" 그게 문제 행동인가요 선생님?... 좋은 거 아닌가요? "

" 어머님.. 그게요.. 그렇지가 않아요. 아이가 너무 아무에게나 안긴다는 것은 어머님과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거나, 자기 나름대로 억지로 참아내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어요."라고 하셨다.


그렇게 3살짜리 아이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예쁨을 받기 위해서 그 어린아이가 그 안에서 죽을힘을 다하여 애쓰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몰랐다.

그 힘겨웠던 3살짜리 아이의 사회생활의 결과가 훗날 얼마나 큰 아픔을 예고하는 것인지를....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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