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모유는 필수다.
그러나 젖이 체질적으로 턱없이 부족했던 나는 첫째 아이 때도 먹성 좋은 아이의 배를 채워줄 수 없었고, 그 결과 3개월 만에 분유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분유도 모유만큼 훌륭한 제품들이 많지만, 20년 전인 그때만 해도 분유와 모유의 질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민하게 태어난 아이는 수술 수 내 젖을 아무리 물려봐도 뱉어내기가 일쑤였다.
조금 빨다가는 자지러지게 울어버리곤 했다.
어쩔 수 없이 모유를 유축기로 짜서 분유통에 넣어 먹여야 했고 그러다 보니 내 손목이 남아나질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젖꼭지 재질의 실리콘으로 된 보조기구까지 동원해 수십 차례 시도한 끝에 겨우 내 젖을 빨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는 지금처럼 육아휴직이 일반화돼 있는 회사들이 없어서 아이를 낳은 지 3개월이 지나 어느새 나의 복직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겨우 젖물리에 성공했는데, 이제는 젖떼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는 생각보다 더 강경했다.
엄마 젖이 아닌 분유통을 거부했고, 굶기면 배고파서라도 먹지 않을까 굶겨도 봤지만,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 분유통 젖꼭지를 빨지 않았다. 독하다.. 독해.. 누굴 닮았는지..
내가 아이라도 너무 짜증이 날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분유를 줄걸 그랬지 싶다.
먹는 것이 전쟁처럼 느껴질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먹는 과정이 즐거움이 아니라 짜증 나는 과정으로 인식되게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게 우리 아이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대한 잘못이었는지.....
-3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