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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 수단으로써의 패션: 주머니, 핸드백, 그리고 백팩

손에서 가방으로: 소지품 운송의 새로운 풍경

by 다니엘

최근 읽은 패션 칼럼에서는 ‘잘 배운 남자의 패션’이란 주제로, 주머니에 불필요한 물건이 들어있지 않고 비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글을 보며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슬그머니 꺼냈고 아직까지도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습니다.


○ 주머니의 역사와 기능

남성복 바지의 주머니는 여성복의 바지보다 비교적 크게 제작됩니다. 남성의 손이 여성의 손보다 더 크다는 표면적인 이유 말고도 역사적 배경, 기능성과 실용성, 디자인과 실루엣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남성복의 주머니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고, 여성복의 주머니는 장식용 또는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남성복의 주머니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실제로 소지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기능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최근의 트렌드에서는 전통적인 남성복의 주머니의 용도인 소지품의 보관과 운송을 부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 배운 남자의 패션에 대해 소개하는 필자와 같이 주머니의 과적 기준을 매우 낮춰 놓았습니다. 실제로 남성의 바지가 과거에는 실용성에 목적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여성복과 동일하게 디자인과 실루엣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남성복의 변화와 실루엣

과거 남성복은 상/하의 모두 핏이 현재에 비해 넓은 편이었습니다. 덕분에 바깥주머니, 안주머니 등에 지갑, 담배, 라이터 등 여러 소지품을 휴대하고 있어도 핏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소지품을 넣어도 실루엣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아, 패션이 허용하는 ‘과적 기준’을 넘지 않았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후 스키니진의 등장과 함께 남성복에서도 슬림핏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주머니의 허용 중량 및 부피는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갈수록 작고 슬림해지는 휴대폰조차도 패션이 허용한 중량 및 부피를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 이동이 필요한 휴대폰, 담배, 차키 등 소지품의 운송수단은 손이 되었습니다.


○ 현대 직장인의 운송 수단

옷이 그렇게 바뀌고 소지품이 간소화되더라도 여전히 소지품을 운송할 운송 수단이 필요한데요. 기존에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핸드백이 남성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오늘도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영롱한 자태의 핸드백을 추천하며, 제 구매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다만 여성용 핸드백과는 좀 다르게 실용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 모양새입니다.


요즘 직장인 들은 오히려 백팩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아버지가 들고 다니시던 정장에 서류가방과는 다르게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에 백팩이 가장 보편적인 모습이 된 것 같습니다. 과거 겉으로 보이는 단정한 모습에 대한 요구가 적어져 실용성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함에 따라 적재량도 많아 실용적인 백팩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저 또한 편도 2시간이 소요되는 출퇴근 길로 필요해져 기존에 사용하던 크로스 백이나 도트백 대신 백팩을 구매하여 실용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득 읽은 글 하나가 영감이 되었고, 퇴근길의 풍경이 배경이 되어 이런 생각을 단숨에 써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물류의 관점에서 본 패션 트렌드,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패션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인사이트로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Linked In / Daniel Kim : https://www.linkedin.com/in/daniel-kim-512467123/

네이버 블로그 / 밴드 하는 SCMer, 다니엘 : https://blog.naver.com/scmer_logistics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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