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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Feb 13. 2022

물,론(論)이죠(1편)

힘이 없는게 아니다. 딸릴뿐…

일단 한자를 변환시키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아이패드로 브런치에 글을 올릴려면 이놈의 한자는 어디에서 변환시켜야 하는지 모른다. 모르면 일단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열심히 찾아본다. 세상 모든게 다 나와있진 않지만 모르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뭔가를 열심히 찾아본다. 그것도 귀찮은 애들은 모르면 일단 나에게 물어본다. 별시답지 않은 것만 묻는다. 아빠의 숭고한 사랑, 희생 뭐 이런걸 좀 물어봐죠..라

“인터넷에서 찾아봐. 스마트폰은 폼이냐?”


지식을 힘이라 부른다면 인터넷은 세상 막강한 힘을 가졌다. 정보를 가진자가 힘이라 믿는 시기에는 목소리 큰놈이 이겼지만 인터넷 세상이 되고선 우길 수 없다. 모든 정보가 올바르거나 중립적이지도 않지만 남들이야기는 잘 갖다 붙인다.

“인터넷에 나오는 이야기랑은 틀린데”


어떤 주제를 이야기로 쓸려면 우선 정보를 많이 취합하면 훌륭한 글이, 지식이 많이 들어 있으면 우수한 문장인 듯 보인다. 물론 형식에 따라 읽는 이의 의도와 시간, 흥미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으나 조금 더 노력해서 쓰는 글이 그냥 막 내지르는 글보다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내 경우만 보자면 가끔 너무 많이 취합하고 너무 많이 조사해서 정보를 깔끔하게 하려는 노력과는 별개로 ‘원래 내가 쓸려고 했던게 뭐였지?’할 정도로 본말이나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 혹은 글쓰기의 첫 문장부터 꽤 공들여 머릿속에 구상했던 내용과 별개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도 살아있는 그 무엇처럼 내속에 있었던 지식과 엉덩이, 자판과 손가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매끄러워야 한편의 초고가 만들어 진다.


이번 글도 원 주제는 ‘물이야기’다.

물은 그 형태나 성질의 변화에 있어서는 지구상 아니 우주?의 그 어떤 물질보다도 다양하게 변화한다. 물론 우리 인간이 우주상에서 알아낸 물질이라고는 고작 4프로도 채 안된다고 하니 뭘 안다고 할 수 있겠나? 미생물에 대해선 또 어떤가? 역사(과거)에 대해서는 또 어떻고… 그래서 가끔 뭘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이 없어지는 나를 발견한다. 뭘 알고 쓰는거야? 그래서 정보나 지식으로는 조금 더 공부하고 검색한다고 해도 지금의 나로써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그냥 흐름에 맡기는 수 밖에…

물은 기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고체로 환경조건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그렇게 바뀌는 물의 형태와 에너지의 흐름 따라 지구에서 가장 많은 바닷물이 움직인다. 바닷물, 강물, 시냇물…논에 채워 놓은물, 식물이 뿜어내는 물들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 구름을 만든다.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움직이다 제 몸을 이기지 못하면 비가 되거나 눈이 된다. 추운 한 겨울의 강풍엔 어린 아이들의 자유로운 썰매 놀이터가 되어 제 몸을 육각의 형태로 가둔다.


육각수, 이온수, 알칼리수, 산성비..그 성질에 있어서도 타의 추정을 불허할 정도로 물은 그 속에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녹여 품어 낼 수 있다. 물이 생명속에 들어가 채울 수도 있고, 물속에 생명을 담을 수도 있는 그 물이다. 물이 없다면 농업이란 있을 수 없다. 식물을 키우거나 동물을 사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명이 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뭔가를 물 속에 녹여내지 못하면 공급하는 게 불가능하다. 교환과 교감의 근본이라고 믿는다. 그렇다고 교감선생님을 물로 봐서는 안된다. 진아…


일단 비료를 물에 녹인다. 요즘 한창 유행인 딸기고설이나 그 이상의 첨단 농업이라 부르는 모든 온실에서는 양액 즉 물속에 녹인 비료를 가지고 농사를 짓는다..고 믿는다. 알고보면 물이 주성분이다. 물의 성질을 조금 바꾼 것이다 A탱크에는 질산암모늄, 질산칼슘…B탱크에는 제1인산칼륨, 황산마그네슘…C탱크에는 산도조정을 위한 질산이나 인산등 강산…뭐 이런 식의 네덜란드 혹은 일본의 그 무엇을 카피하거나 요즘은 아예 귀찮아서 여러가지 비료를 섞어 놓은 기성제품같은 것들을 물에 녹여 딸기를 재배하거나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등 수많은 과채류들을 인공적으로 키운다..고 믿는다.


커피를 시키면 일단 물을 잔에 채운다. 그리고는 농축되어 나온 커피추출액을 물속에 넣어 휘휘 젓는다. 가끔 내가 물을 사먹는 건지 커피를 사먹는 건지 헷갈린다. 알고보면 물이 대부분인데…그래서 아까운 마음도 든다. 맥주나 와인도 알고보면 다 그렇게 물이 주성분이다. 유럽의 수질이나 전쟁역사속 식음료의 발전을 생각해보면 합리적인 선택이라 믿지만 여전히 우리는 물의 고마움보다는 물이 변해있는 그것에 방점을 찍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쓴다. 너무 흔하고 너무 진부해서 본질이라는 생각, 밑바탕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리는 우리들을 위해…그래도 커피숍은 자리라도 제공해주니 다행이지만 노트북 전원꼽을 자리는 언제나 치열하다.


아이패드로 글을 쓰면서 편해진 것도 있지만 여전히 한자를 어떻게 변환해야 하는지 모른다. 노트북으로 쓴다고 해도 브런치의 기능을 제대로 다 모르는 나는 헤매기 일쑤다. 점점 복잡해지고 내가 알고 있었던 알량한 지식이나 정보를 우겨봐야 통하지도 않는 세상에서 목소리의 크기로 권위를 세울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유능한 척 유식한 척하기도 벅차다. 어디에 내 노력을 쏟아야할지도 난감한 현재 대한민국의 평균이하의 50대 남성이 글을 쓴다는 것도 쉽지 않다.


어제 서랍속에 넣어놓은 글 한편을 검열하신 마눌왈

“이제 좀 쉬어…글에 힘이 딸리는 것같다.”


젠장, 뭐 딴대라도 쓸 힘은 있다냐?



*표지사진출처: 나무위키…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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