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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May 15. 2022

화가 화를 부른다.

분노, 열정 그리고 에너지(2)

“요즘은 글이 뜸하구만”

장모님의 한마디에 글을 다시 적어본다.

브런치에는 글을 한동안 안올리면 알람이 울린다는데 그정도로 뜸하진 않았지만 여튼 일요일에 올려야 했던 나만의 스케쥴을 미뤘다. 사연이 있지만 적지는 않겠다. 마누라에게 욕얻어 먹기 좋은 일이라 다시 떠올리는 것이 불편하다.


화를 낸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이유와 사연으로 발화되기 시작해 별다른 이유없이 바람이 불면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것처럼 감정의 에너지를 더해 온 몸을 다태우도록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치밀어 도저히 한순간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이불을 뒤집어 쓰는 오래된 행위로 잠시의 에너지를 식히지만 요즘 세상이 그래서인지 내가 갱놈기라서 그런지 아니면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먹어대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쉽사리 붙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수승화강(물은 올리고 불은 내린다)

우리의 몸이나 우주만물이 결국 이렇듯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살면 자연스럽게 평온해지고 건강해지는 것이지만 모든 것이 책에 나온 것처럼 혹은 수많은 위인들과 성인들의 말씀처럼 살아내기란 ‘아는 것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소시민의 삶에서 핑계거리를 찾는다. 화를 내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화를 내지 않는 척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속에 일어나는 감정의 증폭까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렵다.  

말이 씨가 된다고, 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더 화를 내게 되는 것인지는 몰라도 지난 2주간 여러가지 이유로 아내와 사랑싸움(?)을 하면서 글속에 화를 내고 짜증나는 상황을 아무리 숨기려해도 쉽지 않아 그냥 글쓰기를 포기한 한주를 보내고 이제 다시 나름의 정기연재일인 오늘 다시 급하게 글을 써본다.


밀고 당기고 서로간의 힘과 에너지의 배분과 충돌로 인해서 우주의 모든 것들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역학적 관계처럼 우리 인간도 역시 원자와 분자의 모습 그대로 부딪히면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것은 내가 오늘 먹은 과식의 양만큼 폭발하는 화산처럼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이다. 적당히 먹어야 적당히 감정지수도 자리를 찾을텐데 도무지 식욕과 강력해진 체력으로 마치 터지기 직전인 화산의  막대한 에너지처럼 몸속에 불을 쌓아가고 있는 요즘의 에너지양이란 불을 내려야 하는 순리처럼 화를 삭히고 차분하게 삶을 누리기란 어려워지는 시대임에 분명하다.


글을 쓰고 사색하고 명상을 한다는 것은 이렇게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가슴밑으로 끌어내려 차분하게 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결국 화산속에 숨겨놓은 마그마의 들끓음처럼 자칫 폭발을 일으키기 쉬운 것이라 조금씩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열을 식히고 물을 올려 냉기로 몸을 식히는 순환이 필요하지만 결국 막대한 에너지를 집어넣어버리고 삭히는 것은 쉽지않다.


이 놈의 입맛은 도무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나에게 에너지를 제어하는 길은 굶거나 열심히 운동으로 힘을 빼는 것이지만 운동 후 먹는 밥은 왜이리 더 맛있는 건데 맥주 한 잔도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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