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생리통

by 향순

침묵으로 눌러앉은

마른 겨울

눈마중이라도 나서야 할 것 같아

교외선 기차를 탄다


도로 옆 부동산 건물에

땅, 땅, 땅이라 쓰여 있다

내 소유의 땅 무엇이 그리 대수랴만은

성애 낀 차 유리에

내 땅이라고 쓴다


들판 달리고 산모퉁이 돌아

대숲으로 병풍 친

키 낮은 집

오라비 방패연 만드시나

댓잎 바들바들 떨고

생리통처럼 낯익은

홀어미 기침 소리


경계가 무너졌다

겨를도 없이

나 여기서

만삭 된 몸 풀어

봄을 낳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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