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족은 결국 나아가기 위함일까요?

by 일상의 정빈

몸에 대한 불만족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욕구가 발현하면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기상 알람을 맞춰 새벽 조깅을 나가는 희한한 일이 생겨난다. 이러한 욕구가 발현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눈에 보이는 것들 때문이었다. 거울 속에 비친 튀어나온 뱃살, 퉁퉁 부은 얼굴, 팔뚝과 허벅지의 군살들이 보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오가기 시작했다. 사실은 건강하지 못한 자기 비하적인 생각들이었다.

'이렇게나 못나졌구나. 왜 나이가 들수록 하루하루 못나질까? 앞으로 더 나은 내가 되기는 힘든 걸까?'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기 시작한다. '와... 어쩜 저럴까? 너무 날씬하고 예쁘다. 나랑은 비교되네.'

불만족이 계속 쌓이자 결국엔 뭐라도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고 오늘 아침 첫 조깅을 나갔다. 마음가짐은 건강하지 못했으나 한 시간가량 뛰고 집에 돌아오니 얻은 것이 두 가지 있었다. 첫째, 나는 오늘 새벽 다섯 시 이십 분에 이른 기상을 했다. 물론 옷을 고르느라(아무리 새벽 러닝이지만 이왕 김연아의 운동복 광고 감성은 쫓고 싶으니까) 집에서 나간 건 여섯 시였다. 둘째, 어쨌거나 운동을 했다. 잘 달리지도 못하고 조금만 달려도 헥헥거리며 숨차 하는 일을 몇 번씩 반복하지만 어쨌든 나는 뛰었다.


나에겐 몸에 대한 불만족 말고 한 가지, 아니 사실은 여러 불만족 거리들이 있다. 다 나열하면 자괴감이 너무 여실히 발가벗겨질 것 같아서 한 가지만 더 써보려 한다. 그것은 그 어떤 일에도 노력하지 않는 나이다. 무슨 뜻인가 하면 다음과 같다. 학교 다닐 때는 대학 가야 해서, 대학가서는 좋은 곳에 취업해야 해서 신입사원일 때는 상사들한테 잘 보여야 해서 노력해야 할 이유가 분명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잘 보이기엔 글러버린 회사생활과, 다른 목표가 없는 내게 더 이상 스스로를 위해 노력해야 할 어떠한, 그 어떠한 목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심히 좌절하게 만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바깥을 보며 책상에 앉아있자니 저기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보인다. 나뭇가지가 바람 따라, 바람에 의해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다. '쟤는 자기가 생각하지 않아도 힘을 내지 않아도 알아서 저렇게 바람이 흔들어주는구나... 그러면 바람은? 바람도 나는 알 수 없는 원리로 자연법칙에 따라 작동하고 있겠지...

그럼 동물은? 동물의 욕구는 단순하다. 인간처럼 전혀 복잡하지가 않다.' 이렇게 생각하니 사람은 뭔지, 끝없이 불만족이 생기고 그로 인해 의지를 내어 행동하는 자유의지를 허락하신 신께 감사해야 하는 건지 원망해야 하는 건지 난감하다.


불만족은 결국엔 인간을 나아가게 하는 걸까? 오늘 아침 내가 새벽 조깅을 했듯이. 그로 인해 조금은 나아진 것 같은 착각일지 모를 성취감을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자아는 sns에 있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