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글이 필요했어.
안녕 정빈아. 이름을 부르며 편지를 쓰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다. 너는 이제 이 세상에서 28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구나. 넌 여전히 키는 작지만 정말 작았던 아기가 성장하여 여전히 숨을 쉬고 있네. 28년동안 어떤 세상을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를 맡고 지내왔는지 모두 기억할 순 없지만 너에게 세상은 좋은 기억만 주지는 않더라. 상처나 아픔의 기억은 그만큼 오래가나봐. 나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아빠, 동생, 할머니, 친구들에게도 말이야.
아직도 나는 너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해. 사람은 참 복잡한가봐. 자기도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알 수 없으니까 말이야. 너는 종종 후회와 반성을 많이하고 그렇더라. 계속해서 너를 더 좋은 모습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큰가봐. 그 모습은 참 좋은 자세지만 니가 안쓰럽기도 해. 너는 애쓰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렇게 애를 쓰는 걸까? 그저 방패막 없이 주어지는 매일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잖아. 끊임 없이 찾아오는 공격적인 일들과 시련에도 너는 몇번이고 일어났잖아.
정빈아. 너무 잘했어. 잘 컸어. 잘 살아가고 있어. 그저 숨쉬는 것 만으로도 말이야. 다른 사람들이 너에게 해준적은 없는 말이지만 매일 숨쉬는 니가 참 소중하다. 기쁘다. 소중한 나에게 고마워. 앞으로도 쭉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