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본 밤하늘이다.
별을 보니 취한다.
별들은 자기 자리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어릴 적 동네 어귀에서 봤었을 별들이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빛나고 있다.
지금 본 별들은 봄에 북반구에서 보는 별들이다.
서울이 위도상으로 이곳과 비슷한 위치이니 서울에서 보는 밤 별자리도 비슷하리라.
밤 날씨가 포근하니 취기가 더 오른다.
몇 년 전 여행 중에 사막 한가운데서 보았던 밤하늘은 별천지였다.
밝은 별과 조금 덜 밝은 별과 그보다 조금 덜 밝은 별들이 밤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와” 하는 감탄사가 무의식적으로 나왔다.
눈에 들어오는 투명하게 반짝이는 별들을 입으로 술을 마시듯이 눈으로 하늘을 훑으며 담았다.
별들이 눈으로 계속해서 들어오자 황홀경에 점점 빠져 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취했다.
밤이 이토록 아름다웠다.
낮에는 태양별의 빛에 숨어 있던 무수한 별들이 밤이 되길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처럼 보였다.
‘….째잭..휘르르..뽀륵…삐끄..후뤼릭..쀠릭….’
창문 너머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어젯밤의 아름다운 취기는 숙취 없이 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