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인플루언서 아빠
“아빠는 배드 인플루언서야”
둘째는 운전을 하는 나에게 말한다.
앞에 가는 차가 너무 느려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했기 때문이다.
도로는 2차선이었고 중앙선은 황색 실선이 두줄이었다. 교통법규상 추월을 하면 안 되는 차선이었다.
“인플루언서가 뭔데? “
“영향을 주는 사람이란 거야. 아빠는 나쁜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거지”
“차가 너~어~무 늦게 가니까 그랬지”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부모의 영향을 받고 배우기도 하나 보다.
첫째나 둘째가 운전을 할 때마다 지적을 하면 둘 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빠한테 배운 건데?”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아빠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빠하고 똑같이 운전하고 둘째도 같아요”
이때 와이프가 거든다.
“당신이 운전할 때 막 흥분하는 거 첫째가 그대로 배웠잖아. 애가 너무 과격해”
와이프와 첫째, 둘째 모두의 운전을 가르친 건 맞다. 그래도 조금은 억울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정을 해야 하는 건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맞기 때문이다.
부모가 가르치고 강요하지만 부모가 본을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은 스스로 잘 크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면 내가 ‘부모’로서 역할에 충실한 건가?
오늘 오전에 둘째가 나에게 말한 ‘배드 인플루언서’란 말이 하루종일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