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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전

파트너십

by 창복


”오늘 저녁은 ‘감자전’으로 하자 아빠“


툭 던지고 둘째는 자기 방으로 갔다.

구체적으로 누가 만들 건지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지는 말도 하지 않고 줄행랑을 쳤다.

결국 아빠가 만들어야 하는 거야 라는 무언 속 지시 같은 느낌이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어 식사 준비를 한다.

미리 감자 4개를 깎아 물에 담가 놓았고 강판을 찾아 놨고 감자수제비 가루와 튀김 가루 그리고 부침 가루까지 꺼내 놓았다.


“어? 감자를 깎아 놓았네? 아빠가 하려고? “


고단수로 치고 나온다.


“어떻게 만드는 줄 알아?”


얼씨구, 아빠를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녀석.


“그럼. 만들어 봤어. 이까지 것 못할 것 같냐?”


센 척을 했다는 게 벌써 둘째한테 말린 거다.

감자를 강판에 갈고 있는데 둘째가 슬쩍 오더니 자기도 해 본다고 감자를 집는다.


“손조심해야 해, 감자 끄트머리가 남으면 이리 줘. 칼로 채를 썰어서 넣게”


“이거 내가 할 테니까. 아빠는 다른 거 준비해”


손발을 맞춰가며 저녁준비를 한다. 밥보다 감자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먹겠다더니 둘째는 동그랑땡도 먹고 싶단다. 지글지글 감자전과 동그랑땡이 익어가고 그 사이 감자전을 찍어 먹을 간장소스도 만들었다.


“아빠. 너무 맛있어! 감자전엔 뭐가 어울리지? “


“감자전엔 막걸리지”


“감자전 파는 곳에선 뭐가 같이 나와?”


“도토리묵이나 파전 이런 거”


“와 맛있겠다, 근데 우리 집에 막걸리가 없잖아 “


“오늘은 말고 다음 기회에 먹자”


감자전을 먹으면서 작은 애는 수다를 떤다. 연신 맛있어를 외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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