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깔끔하게 정리하기로
퇴근하고 집에 오니, 저녁 6시. 그나마 좁은 지역 사회라서 가능한 퇴근 시간이다. 6시가 넘으면 차가 막히기 때문에 부랴부랴 운전하고 집으로 왔다. 오늘부터 직장에 있는 내 책상이랑 캐비닛의 짐들을 정리하고 있다. 3년 묵은 짐들이 한가득... 내일까지는 정리를 해야 마무리가 될 것 같다. 내일 눈이 오지 않기를... 출근길이 힘들어지니까.
올해부터 짐을 줄여 책상을 깔~끔하게! 정말이지 필요한 것만 딱 놓고 쓸 수 있는 내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직장 동료들에게 먼저 으름장을 놨다. 싹 다 치워버리고 깔끔하게 생활할 거라고.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면서 몇 번을 되풀이하니까 옆에 다른 분이 '나도 그럴까?' 하면서 자기도 정리를 하겠단다. 이건 좋은 영향력을 끼친 거겠지?
짐을 정리하면서 한 해를 돌아봤다. 왜 필요 없는 서류들을 붙잡고 있었을까. 왜 그때그때 정리하고 버리지 못했을까. 해결된 것은 바로 버려버리고 일주일에 한 번 적어도 금요일에는 일주일의 일들 중 마무리된 것들을 확인하고 필요 없는 것들은 바로바로 버리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의 업무를 점검하고 서류를 정리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명심하자. 그래도 1년을 보관해야 하는 서류들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서류는 잘 챙겨두는 수밖에...
"나도 그렇게 매번 생각하는데, 한 달 이상을 못 가. 아니 일주일을 못 가.. 푸훗."
난 과연 얼마나 갈까? 내일 책상 정리를 하고 사진을 멋들어지게 찍어봐야겠다. 가끔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버림'에 대해 되짚어보는데 올해 마음먹었다.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면 버린다!'는 각오로.
오늘 집에 와서도 '정리 바람'이 식을 줄 몰랐다. 싱크대 위도 깔끔하게 물건을 싹 다 치웠다. 밥솥, 생수, 간식거리 조금 빼고 다 정리했다. 설거지도 먹고 나서 바로 해치웠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모두 해뒀다. 바로 갔다 버릴 수 있게..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면 갑작스럽게 많은 시간을 들여 정리하지 않아도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부지런해지기로 했다.
이렇게 저녁밥을 먹고 좀 정리하다 보면 이 시간 저녁 8시가 된다. 일찍 퇴근하고 온 것 같은데도 이 시간, 저녁이 있는 삶이긴 한데 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 간다. 8시에 음악 좀 들으면서 스트레칭하면 9시, 9시부터 책을 좀 보거나 텔레비전을 좀 보거나... 그럼 하루가 땡, 끝나버린다.
자기 전에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한 일에 대해서 그리고 내일 할 일에 대해서.. 이제 3월을 준비하는 워밍업이 시작되었다. 저녁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 평소 일을 미루지 말고 조금씩 미리 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그래도 바쁜 날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나마 이렇게 음악 들으며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쪼갤 수 있다는 것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다시 원점.. 동료에게는 말로, 오늘 나 자신에게는 이렇게 글로 쓰면서 신박하게 정리하는 한 해를 보낼 것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