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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작가 Oct 03. 2022

타로를 보는 까닭

성찰

"그거 봐서 뭘 해? 돈 아깝다!"

첫 타로는 학생들과 수학여행 에버랜드 갔을 때 아이들이 5천 원을 주고 봤다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게 있구나.' 했다.


2014년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을 때 그 해 말쯤 타로를 배우게 되었다. 타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던 나였는데 그때 심리학을 가르쳐주던 선생님이 사람은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다면서 카드의 이미지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개를 받아 '타로'라는 학문으로 처음 접근하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 배우게 된 동기를 말할 때, 타로 마스터에게 "전 이런 걸 사실 믿지 않아요. 도대체 이게 뭔가 하는 마음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왔을 뿐이랍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점을 치는 도구 정도로만 생각을 했던 나였다.


- 모든 것은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종일 며칠을 몰입해서 배우는 동안 몇 년 간 공부하면서 잘못 생각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가치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나를 돌아보는 그리고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생각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타로를 보는 까닭은 내가 생각하기에 아무런 이유 없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보다 현명한 판단을 혹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내 자신 안에 있는 답을 이끌어보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인간관계에서, 돈 문제에서, 일적인 부분에서 등등... 누구나 한아름씩 고민을 안고 살고 있고 그 고민을 하나하나 해결해내고 이겨내고 여러 일들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슬픔, 분노, 기쁨,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이 카드에 녹아 있기도 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겪는 모든 일들이 카드의 이미지 안에 들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어떤 카드를 뽑았든 내가 겪어가고 있는 삶의 일들이고 그 카드가 내게 다가온 이유를 잠시나마 성찰해보면 내 안의 또 다른 욕구가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문제의 해결책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되기도 한다.


오늘 저녁 어제처럼 근처 학교 운동장을 걷고 스트레칭을 하고 들어와 샤워를 하고, 카드를 뽑아 본다. 오래간만에 뽑아보는 카드다. 이틀간 잘 쉬었다. 오전에 드디어 아이폰 14프로를 사전 예약하기도 했다. 4년 만에 바꾸는 폰이다. 11월에야 내 손안에 들어온다는데 그동안 잘 버텼다. 지금 폰을 그대로 써도 전화 사용이나 검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사진을 잘 좀 찍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바꿔보긴 하는데.. 폰의 문제가 아니라 내 사진 찍는 실력의 문제는 아닐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새 폰으로 사진찍다 보면  알겠지!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고3 학생들이 수시 1차 원서를 쓰고 요즘은 학업에 의욕이 없어 보인다. 물론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몇 학생들을 빼고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이미 수시 합격을 맡아놓은 듯 2학기를 편히 보내고 있다. 교과서 수업에는 흥미를 못 느끼는 학생들이 꽤 많다. 고민이 된다. 내일은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닌 학생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다. 학생들과 고민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는 것도 꽤 보람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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