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출발
아이의 졸업식에 와 있다.
코로나19 시국의 초등학교 졸업 후
3년 만에 제대로운 중학교 졸업식이다.
연애할 때랑 중요한 모임 있을 때
화장도 좀 하는데
최근은 안 꾸민 순수한 느낌이 편하고 좋아
화장을 안 하고 다녔다.
그런데 오늘은 눈에 화장으로 힘을 좀 줬다.
펄이 들어간 색조 화장의 기술은
눈을 반짝이게 했고
피부결을 맑고 투명하게 더 화사해 보이게 했다.
예쁜 꽃다발도 아침 일찍부터 가지러 갔다.
부지런하게 다녔다.
새 차가 커져서 좋으면서도 주차가 힘들어
미리 가서 넓은 곳에다 주차도 했다.
큰 차는 기사가 있어야 부럽다는 걸 알았더랬다.
6년 3년 이렇게 9년이란 시간도 금방이다.
오늘따라 폰에서 지난 요맘때 사진들을 자동으로 영상 재생해 주는데 졸업식 때 사진들이 나오고 있어, 순간 조금 놀라기도 했고 새록새록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으로 꾹꾹 잘 눌러 담아 다시 보고 또 보게 되었다. 9년 간은 아빠의 빈자리를 엄마로서 혼자 조금이나마 채워보려고 애쓰며 보낸 시간이었다.
그런데 가만,, 이전 아이의 유치원 졸업식은 왠지 잘 기억이 안 난다. 기억이 없네, 이럴 수가… 그땐 뭘 했지? 그땐 둘이 같이 갔을 텐데.. 잊고 싶은 사람이어서 통째 사라진 걸까, 부분 기억 상실인가? 너무도,, 참 묘하다.
그건 그렇고 :)
겨울에는 눈이 그렇게도 좋다고
눈 펑펑 내리는 날 밖에 나가
둘이 같이 안 놀아주면 엉엉 울던
꿈 많고 순수했던 초등,
공부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
세상이 결코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것
하지만 그 어둠 안에 희망도 있다는 걸
알아가며 밤하늘 보는 걸 좋아하게 된,
그리고 이제 제법 자기를 꾸미며
자기 색을 찾아가는 중등,
앞으로 또 다른 출발과 여정은
어떻게 아이를 성장하게 할지,
엄마로서는
때로는 차가운 말
하지만 그 안에는 한결같이 포근한 말로
같은 자리, 그 곁에서 기다리고 기다릴 생각이다.
사랑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딸
진심으로 너의 중학교 졸업을 축하한다!
앞으로도 함께 열심히 살아가자구나!
상 받은 것도 정말 축하해!